태평양판 '패러티'...'키위 달러' 환율 30년래 처음 호주 달러와 1대 1 근접

낙농업 호조 덕에 뉴질랜드 통화가치 상승세
호주 달러는 원자재시장 침체 탓에 약세
'캐리'투자들도 키위달러로 눈 돌려

대서양을 사이에 두고 유로화 값어치가 미국 달러화에 등가화하는 ‘패러티’현상이 진행되고 있다면 태평양지역에선 뉴질랜드와 호주 통화가 또 다른 패러티를 연출할 기세다. ‘키위 달러’(뉴질랜드 달러의 애칭) 가 몸값 상승세를 타면서 변동환율제 도입 이후 30년만에 처음으로 호주 달러와 1대 1 수준에 근접하고 있기 때문이다.

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넷판에 따르면 이날 오전 국제 외환시장에서 1 호주달러 대비 키위달러 환율은 0.9908까지 올라 뉴질랜드 외환당국이 지난 1985년 환율을 시장 자율에 맡긴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추세는 뉴질랜드 경제가 주력산업인 낙농업 호조 덕에 잘나가면서 키위 달러의 통화가치가 절상 압력을 받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반면 호주 경제의 주요 젖줄인 원자재 수출산업은 세계적 경기부진에 따른 수요 감소와 시세하락으로 타격으로 받고 있어 호주 달러 가치가 덩달아 평가절하 압박을 받고 있다.

더구나 호주 중앙은행이 경기부양을 위해 지난달 기준금리를 사상최저 수준(연 2.25%)으로 낮췄으며 이달중 또 한 차례 인하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호주 달러의 약세는 한층 더 심화할 여지를 안고 있다. 이에 비해 뉴질랜드의 기준금리는 선진국중 가장 높은 연 3.5%에 이르고 있다.

FT는 “평가절하된 통화로 돈을 빌려 보다 높은 이자율을 얻을 수 있는 통화에 투자해 단기 차익을 얻는 속칭 ‘캐리 투자자’들도 호주 달러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선호도를 접고 키위달러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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