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차 크기가 너무 작다. 수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크기와 배기량을 늘려야 한다』(현대자동차) 『800CC 갖고도 해외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데 굳이 확대할 필요없다. 사치소비 풍조를 또다시 확산시키자는 말이냐』(대우자동차)현대와 대우자동차가 경차 크기와 배기량 확대문제를 놓고 최근 또다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먼저 말을 꺼낸 곳은 현대. 현대자동차를 통해 「아토스」, 기아자동차를 통해 「비스토」를 팔고 있는 현대는 앞으로 개발될 후속차량을 위해 경차규격과 배기량 확대를 검토해야 한다며 대우측과 협의를 요구했다.
현대는 『현행 자동차관리법이 정한 경차 규격은 후속경차 개발과 수출시장을 겨냥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국무총리 산하 규제개혁위원회에 경차 배기량 및 규격을 확대하는 방안을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현대가 특히 강하게 확대를 주장하는 것은 경차의 폭을 1.6M로 10CM 늘리고 배기량도 200CC 늘려 1,000CC로 높이자는 것. 현행 자동차관리법은 경차의 규정을 배기량 800CC이하, 차량길이 3.5M이하, 높이 2.0M이하, 폭 1.5M이하로 규정하고 있다. *표 참조
현대는 『경차의 주수출시장인 유럽의 경우 경차를 리터카로 부를 정도로 배기량 1,000CC차량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며 『현행 800CC 배기량 갖고는 수출경쟁력을 갖기 힘들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세계적인 추세가 사이드에어백 장착, 코너링 강화 등 안전성을 강화하고 있는데 우리 경차 기준폭을 갖고는 이를 충족시키기 힘들다』며 폭도 10CM정도 늘려야 된다는 점도 내세우고 있다.
반면 대우는 업체간 협의를 거쳐 지난 96년 1월 확정한 경차규격을 또다시 수정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대우는 『수출시장의 경우 800CC급으로도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예컨대 800CC 경차인 「마티즈」가 유럽시장에서 세계 3대 경차로 뽑히는 등 유럽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는게 이를 반증한다고 맞서고 있다.
또 경차 배기량을 늘릴 경우 어렵게 잠재워논 과소비풍조를 부추길 우려가 있다는 점도 덧붙이고 있다. 대우자동차 주요성(朱堯成)과장은 『유럽의 경우 1,000CC급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일본의 경우 경차기준이 660CC이하』라며 『현대의 주장은 「프라이드」까지 경차에 포함시키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승량 기자SCHU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