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실험 충격] 수출中企 파장…잇단 "계약보류" 요청에 발동동 해외거래처 "납품문제없나" 문의 줄이어…기업들 e메일·전화로 불안감 해소 분주KOTRA선 "투자자들 별다른 동요 없다" 김호정기자 gadgety@sed.co.kr 정민정기자 jminj@sed.co.kr 이현호기자 hhlee@sed.co.kr 북한의 핵실험 여파로 해외 바이어들의 이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중소 수출업체들이 비상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일부 업체는 10일 바이어로부터 진행 중이던 수출계약 보류 요청을 받아 충격에 빠졌는가 하면 상당수 기업들의 경우 해외 거래처로부터 ‘납품기일을 지킬 수 있느냐’는 안전에 대한 문의가 쇄도, 업무를 뒤로 미룬 채 e메일이나 전화로 일일이 불안감 해소에 나서는 등 진땀을 흘리고 있다. ◇일부 계약보류 속 안전문의 쏟아져=고무부품 생산업체 A사는 계약을 추진하던 외국 바이어가 북핵 사태를 이유로 계약 보류를 요청해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했다. A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 94년과 98년 핵위기 문제가 발발했을 때도 뾰족한 대책 마련이 어려워 발만 동동거렸었는데 이번에도 협상 마무리 단계에서 이런 일이 벌어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ㆍ미용기 전문업체 레카전자의 이재일 이사는 “9일 밤 유럽 바이어로부터 ‘북한의 핵실험 강행으로 제품 생산일정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닌지 걱정스럽다’는 내용의 e메일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선진국 바이어들이 이번 사태로 어떤 조치를 취할지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북한 문제에 민감한 미국 바이어들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게 시급한 과제”라고 전했다. 수출비중이 50%를 넘는 산업자동화 업체 오토닉스는 북한의 핵실험 발표 후 불안해진 해외 바이어들의 전화 문의가 쇄도하자 아예 ‘답변요령’을 만들어 해외마케팅 직원들에게 배포했다. 대모엔지니어링은 바이어들에게 e메일을 보내는 등 발 빠른 대응으로 수출시장을 챙기고 있다. 회사가 북핵사태와 무관하고 수출물량의 60% 이상을 중국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는 점을 알려 신뢰도가 추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차분한 반응에 안도하는 모습도=하지만 “해외 바이어ㆍ투자자 등의 반응이 아직까지는 의외로 차분하다”며 안도하는 기업들도 적잖다. 수출비중이 매출의 90%에 가까운 디지털 보안감시장비(DVR) 업체 아이디스의 한 관계자는 “해외 바이어로부터 북핵 관련 문의는 없었다”고 말했다. 3일 해외 기업설명회(IR)를 다녀온 한 통신솔루션 업체 관계자도 “북핵과 관련한 문의는 거의 없었고 일부 문의도 호기심 수준이었다”며 “국내의 우려와 달리 해외 바이어들 사이에 북핵 리스크에 대한 상당한 내성이 생긴 것 같다”고 평했다. 가온미디어도 당초 일정대로 11~12일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IR를 갖는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해외 투자자들도 이미 다 아는 사실로 아직 북핵사태의 파장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며 “우리의 강점을 내세워 외국인 투자가들을 안심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크게 달라질 것 없다”=KOTRA가 주요 수출 및 투자 대상국의 51개 무역관을 중심으로 현지 상황 및 특이동향을 파악한 결과 해외 바이어와 투자자들은 현재까지 별다른 동요를 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런던의 한 바이어는 “북한의 핵실험 소식을 들었지만 북한과 한국은 별개의 국가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한국과의 거래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모스크바의 전자부품 수입업체 L사도 “이번 사태는 국제 정치적 이슈에 그칠 것이며 한국과의 거래는 별로 달라질 게 없다”고 밝혔다. 일부 투자자들은 오히려 북한의 핵 보유 사실이 확연히 드러났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투자활동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런던의 투자전문기업 B사 관계자는 “북한의 핵 보유 사실과 문제점ㆍ위험 등이 확연히 드러난 이상 국제사회가 본격적으로 공동 대응에 나설 수 있게 됐다”며 “한국 경제에 드리웠던 안보 관련 불확실성이 제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입력시간 : 2006/10/10 16: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