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라, "제주 시내면세점 품자" 민심 구애 작전

롯데, 최대 규모 중기매장 열고 제주 특산물 판로 개척 내걸어
신라는 폐업 위기 식당 지원 등 제주 친화적 이미지 심기 주력

제주 시내면세점을 품기 위한 롯데와 신라의 '제주 민심 구애 작전'이 불꽃 튀게 전개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최근 현지법인화에 이어 제주도 소상공인 육성 카드로 지역 상권 발전을 약속하고 나섰고, 신라는 관광제주의 음식문화 경쟁력을 강화하는 '맛있는 제주 만들기' 프로젝트를 통해 꾸준히 제주도민의 신뢰를 쌓아 오는 등 장외 신경전이 한창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서귀포 지역 면세점 운영권이 오는 3월 만료됨에 따라 제주시에 위치한 롯데시티호텔에 이를 대체할 면세점을 새로 열겠다는 신청서를 지난해말 제출한 후 본격적인 민심 잡기에 들어갔다. 첫 번째로 꺼내든 카드는 국내 최대 면적의 중소기업 매장 운영. 지난 13일 서귀포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한 공동 협약식에 참석한 롯데는 최대 중소기업 매장을 통해 제주 특산물의 '유커 판로'를 열어주는 한편 면세점 수익을 지역 사회에 환원하는 형태의 현지 법인을 세운다는 방침이다.

지난 22일에는 롯데시티호텔제주에서 제주도 소상공인 육성을 위한 공동협약을 맺고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또 중소상인 발전 기금을 마련해 낙후된 시설을 복원하고 소상공인 자녀에게 장학금 전달 후원도 약속했다.

신라는 오너까지 나섰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올해 첫 공식 행사를 폐업 위기에 빠진 제주도내 동네 식당을 지원하는 '맛있는 제주 프로젝트' 8호점 오픈식 참석으로 잡을 만큼 도민의 마음 사로 잡기에 정성을 쏟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이미 지난해 2월부터 호텔신라를 통해 조리법과 손님 응대법 교육, 주방 설비 개선 등에 나서며 '제주도 동네 식당 살리기'에 발 벗고 나섰다. 일찌감치 제주 친화적인 이미지를 구축해 온 것이다.

또한 면세점이 서귀포에서 제주 시내로 이전하게 되면 제주도청이 추진하고 있는 산남북 균형발전 정책에 역행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며 지역 간 관광산업의 균형 잡힌 성장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롯데와 신라가 적극적으로 제주도민의 환심을 사려는 이유는 관세청이 제시한 심사 기준에 제주도내 지역 균형 발전이 포함돼 있어서다. 대기업 계열 외국인면세점들이 중국인을 중심으로 한 외국인 관광객 증가 이익을 독식하면서도 그동안 제주지역에 기여한 정도가 미미하다는 인식에 따라 제주 지역 여론이 호의적이지 않았던 게 현실. 실제로 롯데·신라 외국인면세점이 최근 3년간 제주도에 낸 세금은 지방소득세 2억5,000만원에 불과해 이익을 독점적으로 누리면서도 제주 지역에 기여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유통관광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부에서 제주도로 와서 돈을 벌어서 현지에 투자하지 않고 다시 들고 나간다는 불만이 있다"며 "제주도 현지 지역민들의 민심을 얻는 일이 다른 어느 지역보다 어려운 만큼 누가 민심을 잡느냐에 성패가 달렸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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