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부분 업무정지) 장기화와 국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커지면서 급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59.71포인트(1.07%) 급락한 1만4,776.53에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1,655.45로 마감하며 20.67포인트(1.23%)나 떨어졌다. 특히 나스닥종합지수는 75.54포인트(2.00%) 폭락한 3,694.83을 기록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전날 19에서 이날은 20까지 올랐다.
이날 증시 급락은 셧다운 사태가 8일째 접어들자 미 디폴트 위기가 끝내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날 국제통화기금(IMF) 등은 미국이 정부부채 한도를 상향조정하지 않을 경우 재앙을 몰고 올 것이라고 잇따라 경고했지만 미 정치권은 치킨게임을 이어갔다.
미 의회가 연방정부의 보유 현금이 바닥날 것으로 보이는 오는 17일쯤 현행 16조7,000억달러인 채무 한도를 높이지 않으면 디폴트 사태에 빠질 수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전 존 베이너(공화·오하이오) 하원의장에게 전화를 걸어 2014회계연도 잠정 예산안을 통과시키고 연방 정부의 부채 한도도 상향조정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연방정부 적자를 줄이기 위해 공화당과 협상할 의사가 있지만 그 이전에 새 회계연도 예산안이 통과돼 셧다운 위기가 끝나고 부채 한도 증액안도 처리돼 디폴트 우려가 제거돼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은 재정 적자를 해소하고 셧다운이나 디폴트 등을 타개하기 위해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 10명과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 10명으로 구성된 초당적 상ㆍ하원 합동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상원 다수당인 민주당은 이를 거부했다. 민주당은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 개혁안인 오바마케어 유예 또는 축소나 재정 적자 감축 협상에 들어가려면 셧다운이나 디폴트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미국 연방정부 부채한도 초과로 인한 국가 채무불이행 가능성은 크지 않으나 현실화하면 엄청난 충격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이날로 예정됐던 미국의 8월 무역수지 발표는 연방정부의 셧다운으로 연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