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산유국인 러시아가 미국발 '셰일 혁명'에 동참하기 위해 시베리아 셰일유전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일(현지시간) 전했다.
러시아 최대 민간 정유업체인 루크오일의 레오니트 페둔 부사장은 FT와의 인터뷰에서 "서부 시베리아의 바체노프 셰일유전 개발이 기존 유전의 고갈을 상쇄하면서 러시아 원유 생산량이 향후 수년 동안 하루 1,000만배럴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20년까지 산유량을 최소 일일 1,000만배럴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러시아 정부는 바체노프 셰일유전 개발에 참여하는 기업들에 대한 광물추출세 감면을 약속한 바 있다. 현재 바체노프 개발에는 국영 로스네프트와 가스프롬네프트, 민간기업인 루크오일 등이 뛰어든 상태다.
페둔 부사장은 "(정부가 약속한) 세제개혁이 뒷받침된다면 푸틴 대통령의 목표는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도 북미 셰일 혁명을 재연할 가장 큰 잠재력을 지닌 국가로 러시아를 꼽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는 바체노프 셰일유전이 개발되면 러시아 전체 산유량의 5%에 달하는 하루 50만배럴의 셰일오일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에너지컨설팅 업체인 우드매킨지는 바체노프의 셰일오일 매장량이 미국 셰일오일의 주요 생산지인 바켄 유전의 5배에 달하는 2조배럴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FT는 바체노프의 지질 특성이 불투명하고 굴착장비 설치에도 어려움이 따르는 등 유전개발이 실현되기까지 적잖은 난관이 예상된다면서도 "개발에 성공할 경우 오일과 가스 생산급증에 따른 산업 르네상스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