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보·신보 출연금 절반 줄인다

예산처, 내년 6,500억원으로 43% 감축…보증여력 약화로 中企경영난 심화될듯
내수침체 지속땐 또 추경편성 우려도

기보·신보 출연금 절반 줄인다 예산처, 내년 6,500억원으로 43% 감축…보증여력 약화로 中企경영난 심화될듯내수침체 지속땐 또 추경편성 우려도 내년 신용보증기금과 기술신용보증기금 재정 출연금이 대폭 줄어든다. 재정에서 지출되는 기ㆍ신보 출연금이 오는 2008년까지 4,000억원 수준까지 축소될 예정이어서 보증여력 약화와 중소기업의 경영난이 한층 더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획예산처가 지난주 발표한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내년 예산에서 기ㆍ신보에 지원될 금액은 6,500억원(잠정)으로 올해 지원된 금액 1조1,350억원(추경 포함)에 비해 42.7% 줄어들 예정이다. 예산처는 당초 기ㆍ신보 출연금을 4,000억원까지 줄일 예정이었으나 당정협의 과정에서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을 감안해 6,500억원까지 늘리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예산처는 2006년 4,500억원, 2008년 4,000억원 수준으로 기ㆍ신보 출연금을 줄이는 등 장기적으로 재정에서 금융성 지원을 최대한 축소할 계획이다. 정부의 이 같은 방침으로 내년에도 추경예산 편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경제성장률을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전망, 추경을 통해 추가출연을 해왔기 때문이다. 지난 2003년과 2004년에 기ㆍ신보에 지원된 본예산 규모는 6,000억원과 5,850억원이었지만 내수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중소기업들의 경영난이 심화되지 3,500억원과 5,500억원의 추경을 각각 편성한 바 있다. 내년 역시 경제성장률 5% 달성이라는 전제조건 아래 재정계획을 편성함에 따라 경기가 회복되지 않을 경우 6,500억원 규모로는 감당할 수 없다는 것. 관련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제여건이 좋을 때라면 보증수요가 적어 별 문제가 없겠지만 내년에도 내수침체가 이어지고 중소기업들의 경영난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재정지원이 축소되면 보증수요를 감당해내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예산처의 한 관계자는 "내수침체가 장기화되고 중소기업들의 경영난이 가중될 경우 별도의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산처 관계자는 "외환위기 당시에는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재정에서 금융지원을 확대했지만 지금은 저금리 상황에다 시장유동성까지 풍부하다"며 "특히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의 GDP 대비 보증잔액이 너무 많아 앞으로 계속적으로 줄여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품업체를 운영하는 K사장은 "시중에 아무리 돈이 많이 풀려 있어도 중소기업들이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려면 신용보증 이외에 다른 방법은 현실적으로 없다"며 "금융기관들의 이 같은 대출관행을 먼저 고치지 않고 보증규모를 줄이는 것은 장사를 하지 말라는 이야기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보증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전체 예산규모를 줄인 상태에서 짜맞추기 식으로 예산을 배분할 경우 기술만 믿고 창업하는 기업들은 보증을 못 받아 대출기회를 차단당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기ㆍ신보에 대한 보증여력이 축소될 경우 한계 중소기업의 구조조정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에 빠진 중소기업들의 경영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기ㆍ신보의 자금조달 수단이 확보되지 않은 채 보증규모가 줄어들 경우 기존 보증에 대한 만기연장은 물론 신규 보증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8월 말 현재 은행권의 중소기업 연체율이 2.92%로 다시 3%대에 육박하는 등 중소기업 부실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나아가 보증규모 축소는 중소기업 자금난으로 이어져 기ㆍ신보의 자산 건전성이 악화되고 결국 정부의 대규모 추가출연이라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증 및 담보부 대출에 의존하는 금융기관들의 대출관행을 먼저 고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김민열 기자 mykim@sed.co.kr 입력시간 : 2004-09-19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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