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단지 패러다임이 달라진다] <1> 집적시설로 시너지 이룬다

물류·인건비확줄이고 생산성 크게 늘어
청정도금센터·공동물류센터등 잇단 건립
산단공, 기업 수요 맞는 입지정책으로 전환



산업단지는 현재 국내 수출량의 약 70%를 차지하며 지난 70년 대 이후 국내 산업 발전을 이끄는 터전이 되어 왔다. 최근 산업단지는 지속적인 산업발전의 요람으로 성장하기 위해 수출지원을 확대하고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등 패러다임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단순 기업 집적공간을 너머 경쟁력 창출의 메카로 향해가는 산업단지의 활동을 3회에 걸쳐 소개한다. 부산 녹산공단의 한 가운데 위치한 청정도금센터. 도금업종이 유해물질을 배출한다는 일반적 인식과 달리 약 1만6,000㎡ 부지의 센터에 들어서면 첨단 정보기술(IT)업체들이 밀집해 있는 단지만큼이나 깔끔하게 정돈돼 방문객들을 놀라게 만든다. 지난 9월 준공을 마친 청정도금센터에는 현재 19개 도금업체가 입주해 있다. 센터는 도금공정에서 나오는 크롬과 시안, 킬레이트 등 중금속을 공동으로 처리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연구실과 실험실, 강당까지 갖추고 있어 소규모 도금업체들도 기술개발 등 기업활동에 전념할 수 있다. 이 시설은 산업단지공단이 부산 지역 도금업체들의 입지난과 폐수 처리에 겪는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부산시와 공동으로 건립한 것이다. 입주업체인 동화금속공업의 강영호 사장은 "공장 이전의 큰 걸림돌이던 환경법률 관련 인허가 문제에 대한 걱정 없이 입주한 것은 물론 일반 임차공장이 아니라 다시 옮겨갈 걱정 없이 사업을 영위할 수 있게 됐다"며 "주민 민원이 사라진데다 공동연구시설을 이용한 기술개발도 가능해져 납품업체 측에서도 반기고 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산업단지 입주기업들이 집적화 시설을 통해 생산성 향상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지난 2000년대 중반부터 부산 청정도금센터 등 산업단지 곳곳에서 추진되기 시작한 각종 집적화 시설은 기업의 경영효율을 극대화시키는 시설로 각광받고 있다. 집적화 시설의 최대 강점은 무엇보다도 기업들이 누리는 비용절감 효과다. 청정도금센터의 경우 일반 도금폐수 처리시설을 이용하면 기업들이 지불해야 할 처리비가 톤 당 8만원에 이르지만 집적화를 통해 3분의 1수준인 2만5,000원까지 낮췄다. 반월ㆍ시화공단과 창원 공단 등에 지어진 공동물류센터도 입주기업들의 물류비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이 센터는 단순 보관기능을 넘어 수입과 수출에 필요한 통관절차와 콘테이너 운송 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해 이용업체들의 호평을 얻고 있다. 창원공동물류센터를 3년 째 이용하고 있는 성진정밀의 이봉재 팀장은 "상하이나 홍콩, 필리핀으로부터 원자재를 구매하는 업무 성격상 물류와 통관은 생산성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문제였다"며 "출하일정과 선적과정 등 전과정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어 편리한데다 일임을 통해 인건비 등 비용 절감효과도 크다"고 설명했다. 산단공은 지난 2006년 시흥시와 창원 공단내에 각각 172억원과 160억원을 들여 공동물류센터를 건립한데 이어 내년에는 남동공단에도 공동물류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현재 시화 물류센터는 114개 업체가, 창원은 36개 업체가 각각 이용하고 있다. 산업단지공단이 이처럼 집적화 시설건립에 공을 들이는 것은 산업구조 자체의 변화 때문이다. 소규모 첨단산업이 부각되면서 대규모 부지제공보다 기업자체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시설의 수요가 늘어나게 됐다. 아울러 부지를 마련해 기업에 제공하는 공급자 중심의 입지정책에서 기업의 수요에 맞는 입지정책이 요구된 것도 집적지원시설의 확산을 촉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산단공은 앞으로도 지역의 특성과 수요에 맞는 지속적으로 건립할 방침이다. 현재 서울 동대문 지역에 지어지고 있는 첨단의류기술센터가 대표적 사례다. 이 지역은 봉제업체들과 의류업체들이 다수 가동하고 있지만 영세한 상태로 흩어져 있어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산단공은 지식경제부 및 서울시와 협약을 통해 봉제기술교육센터를 비롯한 교육시설과 회의실, 연구실, 공동장비실 등 지원시설을 갖춘 집적시설을 건립해 업체들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첨단의류기술센터는 내년 12월 준공될 예정이다. 민봉준 산단공 개발지원본부장은 "과거 단순 산업단지 관리역할에서 벗어나 입주기업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역할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며 "집적화 시설 등 철저하게 기업 수요 에 맞춘 입지공급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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