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넓히는' 박근혜…대권행보 시동?

당 여성의원 오찬…제대혈 공청회 등 MB와의 회동 이후 소통 증가, 정책개발 가속화도 김문수 등 경쟁 주자의 두드러진 행보와 무관치 않다는 관측도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보폭이 점차 커지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지난 6월29일 세종시 수정안 폐기를 계기로 이명박 대통령과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넌듯 했으나 전격적인 8ㆍ21 회동 이후 화해 무드를 타고 당내 소통 확대 등 운신의 폭을 키우고 있다. 이는 최근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잇따라 청와대를 공박하며 사실상 대권에 뛰어든 모양새를 취하고 잠재 후보군으로 분류되는 이재오 특임장관이 광폭행보를 보이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박 전 대표는 14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나경원 최고위원의 주선으로 진수희(보건복지부장관), 전재희, 정옥임, 강명순 의원 등 전ㆍ현직 여성의원 15명과 오찬을 했다. 당내 여성의원들과의 식사는 2008년 9월 초선들과의 점심 이후 2년 만이다. 그는 이 자리에서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3단계 개그’ 등으로 분위기를 부드럽게 한 뒤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지만 말만 하면 그럴듯한 것이 있죠”라며 웃음을 유도했다. 올 6월 기획재정위원회로 옮기기 전에 2년간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활동한 박 전 대표는 진 장관에게 “농촌 노인들께서 일하다가 쑤시고 아픈 곳이 많다. 물리치료실을 포함해 노인복지에 더 신경 썼으면 좋겠다”고 건의도 했다. 그는 앞서 8ㆍ21 회동 이틀 뒤 친이 직계인 조해진ㆍ강승규ㆍ김영우 의원과 오찬을 하는 등 최근 당내 접촉을 늘리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이와 함께 정책연구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그동안 비공개로 각계 전문가들과 토론회를 지속해온 그는 최근에는 공개행사에도 서서히 모습을 비추고 있다. 8일 강남구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과학대통령 박정희와 리더십’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역설했고 15일에는 자신이 발의했던 제대혈법 시행령 마련을 위한 공청회에 참석한다. 박 전 대표는 아직까지 기재위에서는 말을 아끼는 편이지만 6월21일 데뷔 무대에서 나라 빚 급증세와 양극화 심화 등 정책실패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하기도 했다. 국민과의 소통을 통한 이미지 변신을 꾀하는 점도 눈에 띈다. 홈페이지와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이어 6월30일에는 트위터(GH_PARK)를 개설했다. 세종시 원안 고수 관철 등 정치활동 내내 ‘소신과 원칙이 있다’는 평을 들었지만 역으로 ‘소통이 안 될 것 같다’는 이미지가 덧칠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11일 밤에는 싸이 홈피에서 ‘부산기계공고 졸업생’이라고 밝힌 팔로워에게 “기술인들이 없었다면 산업화도 국가경쟁력도 없었다”며 감사를 표했다. 친박계의 한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연내 중국 특사 등 좀더 큰 틀에서 움직일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본격적인 대권 활동은 내년 봄을 전후해서나 가능하겠지만 점차 보폭을 넓힐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박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박 전 대표가 그동안 해왔던 일상적인 정치활동의 연장”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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