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회동이 당초 예상보다 늦은 다음달 중순 이후로 미뤄질 전망이다.
27일 청와대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간에 만남이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하기 쉽지 않다"면서 "좀 더 시간을 두고 실무자간 협력을 통해 의미 있는 만남을 준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양자회동은 다음달 중순 이후에나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는 그 동안 다섯차례의 회동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심지어 대화 내용을 두고 오히려 관계만 불편해진 점을 고려할 때 이번에는 충분한 준비를 한 뒤에 회동을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청와대 김희정 대변인도 "중요한 것은 만남 그 자체가 아니라 만남을 통해서 상호 신뢰를 쌓는 것"이라며 "의미 있는 만남을 위한 약간의 준비 기간을 두고 있다고 이해해 달라"고 설명했다.
박근혜 전 대표측은 "아직까지 청와대로부터 전혀 연락이 없다"며 이 대통령과의 회동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피력했다. 하지만 회동이 이뤄질 경우 형식보다는 내실을 다져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청와대와의 공식 접촉 창구인 박 전 대표 비서실장격인 유정복 의원은 회동과 관련, "지금까지 청와대로부터 전화 한통 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두 분이 만나게 되면 형식을 따지기보다는 신뢰를 구축하는 쪽에 가장 중점을 두게 될 것"이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정 수석 등이 신뢰회복을 위해 각계의 의견을 수렴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간 신뢰회복을 위한 카드로는 개각이나 당직에서 친박중용과 같은 인사카드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회동은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지난 16일과 17일 각각 양측과 만나 긍정적인 입장을 받아내면서 성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졌었다.
박 전 대표는 지난 26일부터 이번 주말까지 삼성동 자택에서 독서 등으로 휴가를 대체하면서 나름대로 이 대통령과의 회동에 대비해 구상을 가다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