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단일화 논의… 정치담판 성사되나

安, 5·18 묘지 참배… 대권 행보
文, 포스트 경선 체제 구축 돌입
다투는 것처럼 보여 경선 안할듯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14일 광주 국립 5ㆍ18민주묘지를 방문하며 사실상 대권 행보에 들어갔다. 15~16일 경기ㆍ서울 지역의 마지막 경선으로 결선투표 없는 1위로 대선행(行)을 확정하고자 하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후보도 '포스트 경선 체제' 구축에 나섰다. 둘 사이의 단일화 논의도 시작됐다.

안 원장은 이날 오전 비공개 일정으로 광주 5ㆍ18묘역을 참배했다. 이날 오전10시40분께 광주에 도착한 안 원장은 한 시간가량 묘역을 둘러본 후 5ㆍ18추모관을 들렀다. 참배에 앞서 안 원장은 방명록에 '고이 잠드소서'라는 글을 남겼다.

광주 5ㆍ18묘역은 한국 민주화의 성지이자 민주당 등 야권 지지세력의 상징으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역시 지난 7월 이곳을 비공개로 방문하는 등 여야 주요 정치인들이 '중대한 결단'을 내리기 전후 상징적인 의미로 들르는 공간이다.

전날 유력 인사인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난 데 이은 것으로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대권 행보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두 일정 모두 비밀리에 진행한 데 대해서는 '평소 소통을 강조해왔던 안 원장이 오히려 불통 행보를 고집한다'는 비판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최근 모습을 보면 가장 소통이 안 되는 불통 후보 중 한 분"이라고 했다. 안 원장 측 유민영 대변인은 "(오늘 광주 방문은) 오래 전부터 다녀오고 싶다고 말씀해오셨던 것이어서 (외부에 알리지 않고) 조용히 다녀오셨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원장이 대권 도전에 마음을 굳힌 것으로 해석되면서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적인 문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도 본격화되고 있다.

단일화 방식은 크게 정치담판과 경선 두 가지로 나뉜다. 지난 1997년 '김대중-김종필(DJP연합) 단일화' 같은 정치담판은 양측 지지율의 차이가 현저할 경우,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같은 접전일 때 도입되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문재인-안철수 단일화'는 지지율 격차와 상관없이 정치담판을 통해 단일 후보를 결정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문 후보와 안 원장 모두 기성정치에 물들지 않았다는 것 때문에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데 경선을 한다며 서로 다투는 모습처럼 비치는 방식이면 단일화 효과가 있겠느냐"고 했다.

조국 서울대 교수도 이날 한 라디오에 나와 "안 원장과 문 후보가 각자 열심히 뛰어 지지층을 넓히는 작업을 하다 일정 시점이 되면 후보 간 담판을 하는 게 최고"라며 "양쪽이 서로 부딪히고 싸우는 일이 없도록 사회적 분위기를 만든다거나 제가 직접 나서본다거나 여러 가지 (제가 할) 일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단일화 등을 염두에 둔 문재인 캠프는 '포스트 경선' 이후 구상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문 캠프 측의 한 핵심인사는 "16일 후보로 확정되면 수락연설문에 지금껏 문 후보가 강조해왔던 일자리 등 중요한 국정 구상 방향이 담길 예정"이라며 "이 구상에 맞춰 경선 이후 일정을 짜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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