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적대적 M&A 허용해야”/시장개방 부작용 멕시코 사태와는 양상달라/뇌물제공 등 부패문제 국제적 관심 대비해야【파리=유석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크리스티앙 슈리케 법률국장은 『적대적인 인수·합병(M&A)과 우호적 인수합병을 구분하는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말해 외국인의 적대적 인수합병 허용을 한국정부에 요구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또 한국이 OECD가입후 개방의 여파를 큰 어려움 없이 헤쳐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OECD회원가입 업무를 총괄하는 슈리케씨를 5일 프랑스 파리의 OECD본부에서 만나 우리나라의 가입 의미와 파장에 관해 들어봤다.
한국 국민들은 아직도 OECD가입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을 갖고 있다. OECD에 가입해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OECD가입에 따른 이익은 일반 국민들이 피부로 느낄 만큼 금방 명확히 드러나지는 않는다. 그 나라 정부가 OECD의 각종 정책적 권고를 얼마나 충실히 받아들여 행정의 효율을 높이느냐에 달려 있다. 다만 분명한 것은 OECD창입후 25년동안 회원국들이 더 잘 살게 되었다는 점이다.
OECD가입후 자본시장의 급속한 개방으로 인한 부작용에 대한 견해는.
▲개방 후유증의 사례로 멕시코 사태가 자주 거론되지만 한국은 멕시코보다 국제적인 신인도가 높고 정책적 대응에서도 멕시코와는 다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만일 부작용이 가시화된다해도 규제를 다시 강화하지 말고 자유화 기조를 유지해야 중장기적으로 안정을 기할 수 있다.
한국의 자본시장 개방수준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부족한 점이 많지만 한국기업이 안고 있는 한계속에서는 노력했다고 본다. 하지만 외국인(기업)이 한국기업을 우호적으로만 인수합병하라는 식의 규정은 설득력이 없다.
부패문제에 대해 OECD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가.
▲뇌물제공등 부패는 무역장벽과 달리, 보이지 않게 공정한 경쟁을 가로막는 장벽이다. 일부에서는 부패문제는 각국의 내부문제이므로 국제기구가 다룰 사항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각국이 모두 국내에서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국제적으로도 규범을 만들수 있다고 생각한다. OECD는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다.
경쟁정책 및 노동기준등 새로운 통상문제에 대한 OECD내 논의 동향은 세계무역기구(WTO)처럼 언제쯤 다자간 논의로 발전할 수 있을 지 아직은 예상할 수 없다. 회원국마다 여러가지 민감한 부분이 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OECD는 감정적이 아닌 합리적 차원에서 이들 문제를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