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고공 행진을 보이면서 전기ㆍ가스업종과 운수업 등 유가와 상관 관계가 높은 기업들의 ‘외화내빈’ 현상이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판매량을 비롯한 매출액은 늘어나면서 겉모습은 화려하지만 영업이익률은 오히려 하락하는 현상이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유가 변동 추이와 관련이 높은 업종 가운데 상장ㆍ등록법인의 매출 및 수익성을 분석ㆍ비교한 결과 전기ㆍ가스업과 운수업 부문에서 이 같은 현상이 뚜렷하게 발견됐다. 전기ㆍ가스 업종에 포함된 기업들의 경우 올 1ㆍ4분기에 매출액 증가율은 판매량과 판매단가 등이 상승하면서 전년동기의 11.0%에서 16.8%로 크게 뛰어올랐다. 하지만 유가급등에 따른 연료비 상승으로 수익성을 표시하는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ㆍ4분기의 11.9%에서 올해는 8.5%로 비교적 큰 폭으로 내려 앉았다. 운수업종도 항공 운송 업체들을 중심으로 국제선 여행객이 늘어나면서 매출액은 올 1ㆍ4분기에 3.2% 증가해 지난해 같은 기간의 2.2%보다 상승폭이 커졌지만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지난해 7.6%에서 4.5%로 곤두박질쳤다. 유가상승으로 연료비 부담이 증가한데다 환율하락까지 겹친 데 따른 것이라고 한은은 분석했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고유가 상황이 계속되고 있어 유가변동과 관련이 높은 이들 업종의 수익성 하락 현상은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고유가 장기화에 따른 자구 노력의 필요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