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 증가율 감소로 재정 건전성이 악화된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적극적 통화정책으로 경상 성장률 하락을 막고 감세정책도 신중해야 한다는 국책연구원의 분석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9일 ‘최근 국세수입에 대한 평가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지난 3년간 국세수입이 예산상 목표치를 크게 밑돌면서 재정정책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있다”며 “1990년대 일본처럼 경상 성장률 하락이 국세 수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의 경상 성장률은 2010년 9.7%에 달했지만 2012년 이후 3%대에서 정체 상태다.
김성태 거시경제연구부 연구위원은 “한국과 일본의 경상 성장률 추세는 20년 정도의 시차를 두고 매우 유사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금처럼 낮은 경상 성장률이 유지되면 일본처럼 심각한 세수 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0%대에 머물고 있는 저물가가 세수에 상당한 부담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물가상승률이 지나치게 낮아지지 않도록 적극적 통화정책을 펼치고 구조개혁으로 실질 성장률을 높여야 급격한 세수 둔화를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위원은 “일본의 경우 전체 국세수입의 70%를 차지하던 소비세 및 법인세에 대한 대규모 감면으로 조세 부담률이 낮아졌다”며 “이는 경상 성장률 하락과 함께 국세 수입감소의 주요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반면 한국은 금융위기 이후 소비세 및 부가세 부담률이 상승하면서 법인세 부담률을 상쇄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성장을 통해 세원 증가세가 유지된다면 일본과 같은 구조적인 세수 감소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김 연구위원은 “일본이 대규모 감세 정책을 썼다가 세수 감소를 초래한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 한국도 감세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