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6기 서울구청장에 듣는다] < 5 > 성장현 용산구청장

"용산공원, 한국의 센트럴파크로"
이태원·국립박물관 등과 연계
국가대표 관광명소로 개발


"용산구 한가운데 자리한 80만평 규모의 미군기지 전체를 뉴욕 센트럴파크에 버금가는 명소로 만들 자신이 있습니다."

성장현(59·사진) 용산구청장은 4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뉴욕 같은 도시를 빛나게 하는 것은 도시 한가운데 시민에게 운동과 휴식을 제공하는 100만평의 센트럴파크가 있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2016년 현재의 미군 용산기지가 이전하고 한 후 조성될 예정인 용산 민족공원은 면적이 242만㎡에 달한다. 도심 속 녹지 규모로는 뉴욕 센트럴파크(341만㎡)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크다. 해마다 1,000만 관광객이 찾는 런던의 명소인 하이드파크(160만㎡)보다는 1.5배 크다. 이뿐만이 아니다. 용산에는 세계적인 녹지 이외에 연간 200만이 이태원을 찾고 있고, 국립박물관과 리움미술관 등 다양한 문화자원도 풍부하다. 각 나라 대사관저도 90곳이 넘게 위치할 정도로 용산구는 이미 세계적인 도심이 되기에 무궁한 잠재력을 갖춘 셈이다.

성 구청장은 "용산국립박물관과 리움미술관 외에도 경복궁에 있는 국립민속박물관이 용산으로 이전하려고 한다"며 "용산공원 등을 이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잘 연계해 국가대표 관광명소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성 구청장은 규제 완화의 달인으로도 통한다. 지난해부터 정부가 나서 규제완화를 외치고 있지만, 이런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았을 때부터 성 구청장은 뚝심으로 규제와 싸워 성과를 거둔 것으로 유명하다. 성 구청장은 민선 2기 구청장도 지냈는데, 민선 6기 재선까지 합하면 3선째다. 민선 2기 구청장 때는 점심시간에 불법 주차단속을 하는 바람에 식당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는 당장 단속 공무원들에게 밥 먹을 때는 불법 주차 단속을 금지시켰다. 이 같은 소문이 나자 택시기사들이 점심시간만 되면 용산구로 몰려들어 식당마다 장사진이 펼쳐지고, 매출도 오르는 효과를 내기도 했다. 이러한 단속 탄력제는 자치구 중 처음으로 시행해 아이디어가 많기로 소문난 박원순 서울시장도 2011년 취임과 이후 시 전체로 도입할 정도로 규제 완화의 교과서 같은 일화로 전해지고 있다.

민선 5기 때는 지상 5층까지만 짓도록 하는 건축규제가 남산 후암동 지역개발을 더디게 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서울시와 긴밀히 협의해 최대 18층까지 지을 수 있도록 계획구역의 규제 완화를 성사시켰다. 대부분의 공무원은 특혜시비 논란과 감사를 두려워해 책상에 앉아 규정만 되풀이 했겠지만, 성 구청장은 현장을 돌아본 후 낙후된 후암동을 제대로 개발하려면 층고 제한 완화가 우선돼야 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생각을 밀고 나간 것이다.

성 구청장은 숙명여대와 협의해 관내 7개 고등학교 학생들이 미래 전공교육을 체험하고 심도있는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하는 특화프로그램도 가장 먼저 도입해 주목을 받고 있다. 학생들은 숙명여대에 개설돼 있는 IT모바일학이나 광고학, 의류학 등 34개 학과프로그램을 신청해 들을 수 있는데, 자신의 전공분야를 미리 공부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 해 한국지방자치경영대상에서 인적자원육성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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