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다우존스지수가 3년9개월 만에 1만3,000선을 돌파하는 등 증시가 호황을 보이고 있음에도 미국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 손실을 본 기억 때문에 주식보다 채권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 업체인 트림탭스는 28일 주식형펀드 수익률이 채권형보다 4배 이상 높았지만 2월 한달간 채권형펀드에 유입된 개인투자 자금이 주식형에 비해 7배 이상 많았다고 밝혔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때 큰 손실을 입은 개인들의 트라우마(정신적 외상) 때문이다. 나다브 바움 BPU자산운용 부사장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개인들은 과거의 악몽 탓에 이번 증시호황을 믿지 않는다"며 "다우지수가 1만 4,500선까지 회복되지 않는 한 개인들이 주식으로 돌아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럽 재정위기나 국제유가의 고공행진 등도 개인들이 주식투자를 꺼리는 이유다. 바움 부사장은 "증시호조에도 그리스ㆍ이탈리아의 국가채무 문제는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크게 달라진 것이 없기 때문에 수익률이 낮더라도 안정적인 채권에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개인투자자들이 채권형펀드에 '올인'해 단번에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이다. 케빈 페리 크로너스퓨처스투자 대표는 "지난 20년간 채권형펀드를 쥐고 있던 일본ㆍ중국ㆍ러시아 투자자들이 최근 여기서 손을 떼고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짜고 있다"고 말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추가 양적완화를 할 경우 물가상승으로 채권형펀드의 실질 수익률이 곤두박질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요인이다. 트림탭스의 최고경영자(CEO)인 찰스 비더먼은 "채권에만 집착하지 말고 언제든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을 마련해놓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