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를 공식방문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22일 “공공부문과 민간부문 모두 해외 자원 개발에 대한 국가적 역할 확대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며 “이 같은 인식에서 앞으로 후속조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시내 메트로폴호텔에서 동행 기자들과 만나 조찬간담회를 갖고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직접적인 경제적 이해관계를 떠나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이해관계를 고려하면 한ㆍ러 에너지개발 협력은 매우 중요하다는 푸틴 대통령의 인식을 여러 차례 확인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현재 러시아는 에너지기업 소유 형태나 운영과 관련 정책의 방향을 잡는 중이고 우리나라는 해외 에너지 개발을 위한 투자제도의 정비가 필요하다”며 “비록 이번 정상회담에서 에너지부문 협력에 대해 포괄적 수준에서 합의했으나 양국의 에너지부문 협력 의지는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러시아에서 한국기업들의 무역이나 직접투자가 활발하지 않는데 대한 러시아인들의 아쉬움에 대해 “금융ㆍ유통업의 영향력이 강하고 자본이 많고 경험의 축적도 높은 서구기업들과 산업구조와 해외진출이 제조업 중심으로 돼 있는 한국기업들간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아쉬움”이라며 “한국기업과 정부는 이에 대해 깊이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북한핵문제 해결의 가시적 성과가 나오기 전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할 의사가 없느냐는 질문에 대해 “상황이 더 나빠지지 않는 조급하게 서둘 이유가 없다”며 “미국 대선 등 주변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원칙을 가지고 대응해 나가겠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대학에서 '21세기 한ㆍ러관계 발전'을 주제로 강연하고 명예 정치학 박사를 받은데 이어 한ㆍ러 경제인 초청 오찬과 러ㆍ한 친선협회 주최 리셉션 등에 참석, 4박5일간의 카자흐스탄ㆍ러시아 방문 일정을 모두 마쳤다. 노 대통령은 23일 저녁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모스크바=구동본기자 dbko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