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축문화대상] 중앙하이츠

노후 단지 리모델링으로 '새옷'


공동주거 부문 우수상을 받은 중앙하이츠는 서울 마포구 창전동 서강 시범을 재건축한 아파트다. 기존 5층짜리 노후 아파트를 재건축이 아닌 리모델링을 통해 똑 같은 5층짜리 저층 아파트로 탈바꿈시킨 특이한 사례다. 중앙하이츠의 전신인 서강 시범은 총 4개 동에 50~60㎡형(15~18평형) 120가구로 이뤄진 서민 아파트였다. 지난 71년 준공돼 재건축을 해야 할 시기가 이미 지났지만 재건축은 커녕 리모델링도 불가능한 형편이었다. 사유지는 아파트가 깔고 앉은 땅으로만 한정됐고, 단지내 도로 등 주변 부지는 모두 공ㆍ공유지나 공원용지였기 때문이었다. 서울시 산하 SH공사는 주거환경개선 차원에서 이 아파트에 리모델링을 제안했고, 시ㆍ마포구와 협의해 리모델링 증축을 위한 공원용지 해제도 이끌어냈다. 자체 예산으로 리모델링 기간의 이주비와 공사비를 먼저 투입해 조합원의 자금 부담도 경감해 줬다. 단지 상황이 열악하고 수익성이 없어 민간 차원에서는 사업 추진이 불가능한 노후 공공주택을 리모델링한 상징적 사례인 셈이다. 이 같은 노력 끝에 탄생한 중앙하이츠는 가구별 면적이 16~20㎡(5~6평)씩 늘어났고 전에 없던 발코니도 3개씩이나 생겼다. 공간 구분 없이 묶여 있던 주방과 거실이 분리되는 등 공간 효율성이 훨씬 좋아졌다. 외관도 환골탈태했다. 네모반듯 성냥갑 같던 형태가 예쁜 지붕을 얹은 집 모양으로 변했다.외벽은 공원 안에 위치한 특성을 살려 숲속을 산책하는 것 같은 느낌을 주도록 브라운 계열의 색채로 씌워졌다. 재건축이 아닌 리모델링, 그것도 저층의 높이를 그대로 유지하는 리모델링이지만 새로 신축한 것과 다름없는 훌륭한 수준의 품질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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