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철 수석 사표…고향 대구서 재보선 출마

참여정부 대구ㆍ경북(TK)의 좌장인 이강철(사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10ㆍ26 재보선(대구 동을) 출마를 위해 26일 노무현 대통령에게 26일 사표를 제출했다. 이 전 수석의 국회의원 출사표는 이번이 5번째. 이 수석은 88년 13대 총선 때 한겨레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이후 14대, 15대를 거쳐 지난해 17대 총선 때까지 4차례나 출마했으나 고향 대구는 그를 번번이 외면했다. 이임 인사차 이날 청와대 춘추관 기자실에 들린 이 전수석의 첫마디가 “이번에도 또 떨어질 것 같은데요”였다. 그는 “현재 당 지지도를 보니 한나라당과는 15대 50이더라”며 “한나라당은 아무나 공천해도 다 당선되니까”라며 지역구도의 높은 벽에 가로막혀 있는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그런데도 출마를 왜 하는가에 대한 물음에 대해 지역사회가 자신을 원한다고 답했다. 이 전수석은 “지역에서 중앙정부와의 창구가 필요하다는 정서가 강한데 이를 외면할 수 없었다”며 “지난 14년 간 경제지표를 보면 엉망이고 변변한 대기업도 없고 지방 대학을 나와도 일자리가 없다”며 TK지역이 여권과 괴리되면서 경제난이 심각해졌음을 거론했다. 사실 이 전수석이 대구지역의 민원 창구였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기도 하다. 물론 여당 내 ‘대구에 출마할 사람이 없다’는 인물 부재론도 무시할 수 없지만 그 보다는 대구가 더 이상 지역감정의 사슬에 묶여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출마결심을 굳히게 했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이 전수석은 “시장ㆍ구청장ㆍ시의원 등 한나라당 밖에 없어 견제와 비판세력이 없다”며 “지역에서 ‘이래서는 안되겠구나’ 라고 생각들 한다”고 말했다. 이 전수석은 이날 사표제출에 앞서 지난 22일 사의를 표명하자 노 대통령은 ‘청와대에 당신이 있으면 든든한데 굳이 고생길을 가느냐’며 만류했지만 지난주말 대구를 방문한 뒤 출마를 결심했다고 한다. 이 전수석이 한나라당의 TK 아성을 깰지 아니면 지역구도 속에서 또다시 낙마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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