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 열차 시험운행 이행 촉구 北, 제3국 자원공동개발 제안
제주 남북경협위 전체회의
서귀포(제주도)=안길수
기자 coolass@sed.co.kr
남북은 4일 제주도에서 제12차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협위) 전체회의를 열고 열차 시험운행과 경협사업 등을 논의했다.
남측은 열차 시험운행 무산에 대한 유감을 뜻을 전하고 조속한 재개를 촉구한 반면 북측은 ‘책임 전가를 하지 않는 게 좋겠다’며 상반된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북측은 러시아 극동지역에서 벌목과 석탄채굴 사업을 남측과 공동 추진하자는 새로운 제안을 내놓았다.
◇南, 열차시험운행 재개 촉구=남측은 이날 오전 첫 전체회의에서 북측이 열차 시험운행을 일방적으로 무산시킨 데 대해 강한 유감을 뜻을 밝히고 조속한 시일에 시험운행이 재개돼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우리 측 대표인 박병원 재경부 차관은 “앞으로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며 북측에 성의 있는 조치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북측은 구체적인 언급을 피한 채 ‘책임 전가를 하지 않는 게 좋겠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김천식 회담 대변인은 “(북측이) 가급적이면 논쟁이 계속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북측은 열차 시험운행을 주도했던 박정성 철도성 국장을 이번 회담에서 제외시켜 이 문제에 대한 논의 자체를 회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北, 제3국 자원공동개발 제안=북측은 열차 문제에 대해 함구하는 대신 다양한 경협사업을 제의하며 초반부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북측 대표인 주동찬 민족경제협력위원회 부위원장은 제3국의 자원개발사업에 남북이 공동으로 진출할 것을 제안했다. 남측의 한 관계자는 “북측이 러시아 극동지역에 원목 벌채와 석탄채굴 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남측이 자본과 자재를 투입해 공동으로 진출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북측은 또 우리 측이 제의한 민족공동자원개발, 한강하구 모래채취, 수산협력 문제 등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해 협의하자는 의견도 제시했다.
이에 대해 박 차관은 경공업 원자재와 지하자원 협력 방식에 대해 남북이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룬 만큼 이를 실천할 수 있도록 북측이 협력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또 한강하구 골재 채취 문제와 관련, 남북 공동사업단 구성을 제안했다. 아울러 함경남도 단천을 민족공동자원개발특구로 지정하고 개발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경협위 산하에 실무협의회를 구성할 것을 북측에 제안했다.
입력시간 : 2006/06/04 1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