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투자 늘었지만 기술 무역수지 적자 되레 심화"

현대경제硏, 3국 특허 건수 美·日의 3~5%대


우리나라 연구개발(R&D) 투자의 지속적인 증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투자액과 투자 효율성이 저조해 기술 무역수지 적자는 오히려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2일 ‘우리나라 R&D 투자의 문제점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연구개발의 양적ㆍ질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부품ㆍ소재산업의 기술무역수지 적자세가 개선되지 않아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하락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 2000~2005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투자 비중은 2.39%에서 2.99%로 높아지고 R&D 투자의 경제성장 기여도도 미국ㆍ캐나다 등보다 높은 수준을 나타냈지만 주요 선진국이 기술수지 흑자를 지속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기술수입 규모가 수출의 2.78배에 달하는 실정이다. 연구원은 투자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절대적인 R&D 투자액은 283억달러(2004년 구매력평가기준)로 일본의 4분의1, 미국의 11분의1 수준에 불과한데다 50년 넘게 GDP 대비 2% 이상의 R&D 투자비중을 유지해온 선진국들에 비하면 투자 인프라 열세를 면치 못하는 점이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81∼04년의 누적 R&D 투자비는 한국이 2,600억달러로 일본의 7분의1, 미국의 17분에1에 그쳤다. 또 미ㆍ일ㆍ유럽 특허청에 등록된 3극특허 건수는 아직도 미국이나 일본의 3~5%대에 불과해 투자효율성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3년 현재 3극특허 건수는 한국이 747건으로 미국(1만9,222건)의 3.9%, 일본(1만3,564건)의 5.5%에 불과했다. 연구원은 또 기초연구 및 정부 부문의 R&D 투자도 미흡하고 첨단 고기술 산업에 대한 R&D 투자 집약도 역시 선진7개국(G7) 평균의 47%대에 불과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투자의 업종편종이 심한 편이어서 전자부품ㆍ영상음향통신장비ㆍ자동차업종의 투자비중이 전체 제조업의 70%의 차지하는 반면 의약품, 컴퓨터 및 사무용 기기, 의료ㆍ정밀ㆍ광학기기, 항공기 등 나머지 첨단업종의 비중은 5.57%에 그쳤다. 이는 미국(46.27%), 일본(23.66%), 프랑스(36.16%), 영국(50.79%) 등보다 크게 떨어지는 수치다. 표한영 연구위원은 “투자 확대를 위해 기업들의 R&D 투자에 대한 조세지원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혁신형 중견기업에 집중적인 정책지원을 하는 한편 기술계획부터 상업화까지 체계적인 정책지원 체계 구축과 해외 고급 연구인력 유치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