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불황의 끝이 보이지 않자 백화점들이 마구잡이 세일에 나서면서 각종 행사가 거의 일상화되고 있다. 불경기 때는 세일과 사은행사가 늘어나기 마련이지만 전통적인 유통 비수기인 올 6월에는 그 정도가 심하다는 지적이다. 소비자들에게는 할인혜택을 추가로 받을 수 있어 반갑지만 제살깎아 먹기식 출혈경쟁으로 인해 백화점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ㆍ현대ㆍ신세계 등 백화점 빅3는 지난 18일부터 27일까지 서울지역을 대상으로 일제히 사은행사에 돌입했다. 사은행사는 통상 정기세일이나 이에 앞서 실시하는 맞보기 이벤트인 브랜드(미니)세일 때 고객몰이를 위해 동반하는 백화점 마케팅 수단. 그러나 요즘은 시기와 수익성을 따지지 않고 무차별, 경쟁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강남권 고객을 대상으로 DM을 발송하고 구매 상품을 모두 합치지 않고 단일 브랜드 구매금액의 7%를 돌려주는 ‘브랜드’ 사은행사에 들어갔다. 이에 맞서 롯데백화점은 같은 기간 중 아예 모든 상품을 합쳐 사은금액을 산정하는 ‘전관’ 사은행사에 돌입했고, 현대백화점 역시 여성의류와 명품ㆍ잡화 상품구매액만 합산하는 ‘섹션’ 사은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6월 한달동안 세일이나 사은행사가 없는 날은 1~3일, 14~17일로 모두 7일에 그친다. 이 가운데 휴무일(14일)을 빼고 지난 4일 시작한 명품세일이 7월말까지 이어지는 것을 감안하면 고작 3일에 불과하다.
빅3는 해외 명품 세일에 맞춰 지난 4일부터 13일까지 백화점 카드 고객을 대상으로 구매금액의 7%를 돌려주는 사은행사를 실시한 적이 있어 6월에만 이례적으로 두번 실시하는 셈이다. 지난 5월(14~23일)에도 예년에 없던 브랜드 세일을 실시하면서 비슷한 사은행사를 진행했다.
빅3는 오는 25일부터 30일까지는 브랜드 세일을, 7월1일부터 18일까지는 여름 정기세일을 각각 실시할 예정이다. 이중 정기세일때는 사은행사도 곁들일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