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TV 채널의 11월 오픈을 앞두고 타당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열린 한국과학문화재단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은 과학TV 사업이 준비부족, 수익성 의문 등의 이유로 실패할 수 밖에 없다며 사업추진 재고를 요구했다. 과학문화재단은 이에 대해 공익성과 수익성을 적절하게 조화시킬 수 있다며 성공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과학TV는 과학기술부가 국민의 과학기술 인식제고 및 과학문화 창달을 목표로, 현재 진행중인 ‘사이언스 코리아’의 핵심매체로 삼고 있는 프로젝트. 만연한 이공계 기피현상 해소 및 과학기술 생활화에 일조할 것이라며 과학기술계도 적극 지지해 왔다.
◇과학TV, 11월에 시험방송=과학문화재단은 위성방송이나 케이블TV 등에 과학기술전문채널(Science Channel)을 확보, 과학기술 및 일반교양 프로그램을 방영한다는 계획이다. 11월 시험방송을 시작하고 내년부터 하루에 18시간씩 전파를 본격 송출할 예정이다.
재단은 채널운영을 맡는 법인형태를 공익재단을 원칙으로 하되 주식회사 등도 검토 중이라고 밝힌바 있다. 법인 자본금은 30억원으로 재단이 8억원, 참여기업ㆍ기관이 22억원을 부담한다.
운영은 민간기업이 맡는 대신 재단은 핵심 프로그램의 제작비(연 30억원 규모) 지원에 한정할 방침이다. 법인은 기획편성을 맡고 제작기능은 주로 아웃소싱한다는 게 원칙. 재단은 이를 위해 BBC, NHK, PBS 등 해외방송국과 프로그램 도입을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 10월말까지 과학관련 콘텐츠 1,200편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 “수익성 의문”=과학TV 성공의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지적된 것은 역시 수익성 문제다. 공익방송인 만큼 상업방송 만큼의 수익을 올리기가 어렵다는 것도 인정되지만 민간기업이 운영을 맡는 만큼 수익원 확보 문제는 간과할 수 없다.
자유민주연합의 류근찬 의원은 “최대한 줄여 잡아도 손익분기점까지 향후 5년간 매년 100억원의 적자가 불가피하다”며 “이런 적자를 감당하면서 채널을 운영할 사업자는 없고 결국 혈세의 보전이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적자폭이 클 것이라는 예상은 재단이 표방한 실용성과 엔터테인먼트가 접합된 과학프로 그램 확보에는 돈이 많이 드는 대신 주수입원인 광고수주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이유 때문이다.
재단이 예상한 프로그램 가격 1,000~2,000달러는 양질의 제품구입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SBS 등 공중파방송에서 시도한 과학프로그램도 채 6개월을 채우지 못하고 폐지된 이유도 광고 등 적절한 수익원이 따라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방송 시간표 맞출 수 있을까=재단은 11월에 시험방송을 시작할 예정이다. 하지만 국감 과정에서 이에 대해 시설과 장비 준비는 거의 되어 있지 않고 있고 프로그램 확보상황도 가격확인 정도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참여기업과 사업추진 양해각서(MOU)를 11월까지 체결하기로 했으나 아직 운영방식과 투자와 손실 분담문제도 해결이 되지 않았다.
재단이 방송개시 일자를 11월로 잡은 것은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허가가 이 달이면 취소되기 때문. 재단은 지난 2002년 11월 방송위원회에 PP 등록을 했고 유효기간은 2년이다.
류 의원은 “시험방송 개시일자가 한달 반 정도 밖에 안 남았지만 재단의 준비상황이 형편없는 데다 수익원도 불투명하다”며 “과학전문채널을 확보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기존 공중파나 케이블의 과학관련 프로그램 제작에 지원하는 방향으로 나가는 게 옳다”고 말했다.
과학문화재단 최영한 이사장은 “핵심 컨텐츠 비용 외에 지원되는 추가 예산은 없다”고 정부예산을 통한 적자보전 가능성을 부인하며 “좋은 콘텐츠를 개발, 과학TV 뿐만 아니라 다른 공중파 방송도 공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