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가구 실질소득 감소세 전환

도시근로자 소득증가율 환란후 최저
평균소비성향은 23년만에 최고 수준

전국 가구의 실질소득이 올해 3.4분기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과거의 관련 통계가 없으나 실질소득이 감소한 것은 2002년 3.4분기 이후 3년만에 처음인 것으로 보인다. 또 도시에 있는 근로자가구 소득의 증가율도 환란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도시 근로자가구의 소비 증가율은 올들어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가면서 평균소비성향은 3.4분기 기준으로 23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3.4분기 가계수지 동향'에 따르면 전국가구(농어가 가구제외)의 소득은 월평균 294만8천700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288만7천500원보다 2.1% 늘어났다. 전국가구의 소득 증가율은 지난해 1.4분기 6.8%, 2.4분기 6.4%, 3.4분기 7.3%,4.4분기 3.7% 등으로 3%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었고 올들어서도 1.4분기 5.8%, 2.4분기 4.4% 등으로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2.3%)을 감안한 전국가구 실질소득은 올해 3.4분기에 월평균249만2천600원으로 작년 동기의 288만7천500원에 비해 0.2% 줄어들었다. 최연옥 통계청 고용복지통계과장은 "전국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가계수지 통계는2003년부터 작성되기 시작한 만큼 시계열 통계는 없지만 2002년 3.4분기에 실질소득이 감소세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때 이후 처음으로 실질소득이 마이너스로 전환했다"면서 "이는교역조건 악화로 이익이 줄어든 기업들이 작년에 비해 상여금을 덜 지급한데 따른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도시지역 근로자가구의 소득은 월평균 331만9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21만5천500원에 비해 3.0%가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 증가율은 모든 분기를 통틀어 외환위기 직후인 99년 2.4분기의 0.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도시 근로자가구의 가계 지출액은 월평균 259만8천300원으로 작년 같은기간의 241만7천100원보다 5.2%가 늘어났다. 이 증가율은 올해 1.4분기의 4.9%, 2.4분기의 3.9%에 비해 높아졌다 가계지출 가운데 소비지출은 4.0%가 증가한 215만2천700원에에 이르렀고 비소비지출(조세.공적연금.사회보험 등)은 11.3% 늘어난 44만5천700원이었다. 최 과장은 "비소비지출 가운데 조세 증가율이 무려 20.2%에 이르렀다"고 밝히고"이는 재산세 납부시기가 작년에는 7월과 10월이었으나 올해는 10월이 9월로 변경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소비지출을 처분가능소득(전체소득-비소비지출)으로 나눠 계산한 평균소비성향은 도시근로자가구의 경우 75.1%에 이르러 3.4분기 기준으로는 82년 77.0%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편, 상위 20% 계층의 소득을 하위 20% 계층의 소득으로 나눠 계산하는 소득배율의 경우 전국 가구는 7.28로 작년 같은 기간의 7.30에 비해 조금 낮아졌고 도시근로자 가구도 5.35에서 5.34로 소폭 내려갔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