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캔e-사람] 오현식 쿼터뷰 사장

3차원 아바타를 활용한 채팅과 미팅 솔루션을 개발, 서비스하는 쿼터뷰 오현식(38)사장은 안정된 직업인 회계사 대신 벤처CEO로 모험의 길을 선택했다. 지난 2000년 군복무 시절 고참을 우연히 만난 오 사장은 그 선배로부터 벤처기업을 설립하려고 하는데 재무담당이사(CFO)를 한사람 추천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대뜸 “잘 아는 회계사인데 벤처 CFO로 적격인 사람이 있다”며 본인을 능청맞게 소개했다. 오 사장은 “당시 그 선배도 저를 스카우트하고 싶었지만 회계사를 그만두고 벤처로 오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아예 이야기도 꺼내지 않았다”며 “새로운 일을 해 보고 싶던 차에 좋은 기회를 포착한 셈”이라며 당시를 회고했다. 군대 인연이 사회까지 연결된 오 사장은 쿼터뷰의 재무담당이사로 자리를 옮긴 후, 2001년에는 CEO로 승진했다. 소규모 벤처인 쿼터뷰의 재무를 튼실하게 키워냈다는 실적을 인정받은 것이다. 오 사장은 학창시절부터 동년배에 비해 컴퓨터 활용실력이 남달랐다. 대학에서는 프로그래밍을 직접 해 친구들의 부러움을 사 `컴선생님`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1998년 안진회계법인 재직당시에는 감사보고서 효율화를 위한 프로그램을 직접 개발하기도 했다. 당시 회계법인에서는 기업의 자산건전성 평가, 은행실사 등 전산감사 도입이 붐을 일으키기 시작했는데, 오 사장은 전산감사 시스템도입을 위한 프로젝트 팀장을 맡기도 했다. 오 사장의 감춰진 컴퓨터 실력 덕분에 사내에서 몸값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오 사장은 “숫자와 씨름하는 일 보다도 프로그램 개발하는 것이 더 재미있었다”며 지금도 “업무를 결제할 때 결제 내용보다 시스템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먼저 떠오른다”고 말했다. 전산프로젝트 팀장으로 명성이 알려지자 오 사장은 안진회계법인내에서 회계사 같지 않은 회계사 1위에 오르기도 했다. CEO로 승진한 후 오 사장은 조직관리를 강화하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는 “쿼터뷰는 3차원 아바타 기술력 업계에서도 인정받고 있을 뿐 아니라 수익성면에서도 가능성이 있다”며 “올해는 회사의 브랜드를 내 건 서비스로 인지도를 높여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3차원 아바타 솔루션 판매, 무선인터넷서비스 강화 등을 통한 수익 다각화도 함께 일궈나가겠다는 것이 오 사장의 올해 최대 목표다. 조직활성화를 위해서는 매월 우수사원을 선정해 `황금의 손`을 제작, 서로를 독려하는 제도를 도입하기도 했다. 특히 올 초 눈길을 끈 아바타 사이버 시무식은 임직원들에게 기술적인 자부심을 심어주는데 한 몫을 했다. 벤처의 취약점인 재무와 회계를 꽉 잡고 있는 오 사장이 쿼터뷰를 성공 벤처로 이끌 수 있을 지 기대된다. `큐피트의 화살` 작년 18억 매출 쿼터뷰는 3차원 그래픽 제작 시 위에서 내려다보는 조감도 형식으로 제작한다는 의미. 이 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 중 가장 인기를 끄는 것은 아바타 채팅이다. 유선인터넷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렛츠메이트` 에서는 자신의 분신(아바타)이 방 안을 걸어다니며 친구를 맞이하고 대화를 한다. 기존의 2차원으로 한정된 공간에 있는 아바타와는 달리 현장감이 있어 젊은이들의 관심을 끈다. 유선은 물론 모바일에서도 인기다. 현재 SK텔레콤과 KTF를 통해 제공되는 `큐피드의 화살`은 회원이 5만명을 넘어섰다. 이 서비스는 특히 위치기반 미팅서비스로 메시지를 보내는 사람의 위치까지도 파악할 수 있어 지난해 18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장선화기자 jangsh100@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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