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후 20%나 급등한 뉴욕증시의 랠리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여전히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압도적 낙관론 속에서 랠리가 너무 가파르게 진행됐기 때문에 조만간 조정기를 거칠 것이라는 목소리 역시 조금씩 커지는 상황이다.
9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캐피털IQ는 뉴욕증시의 3대 지수 중 하나인 S&P500지수가 지난해 11월 이후 20% 이상 상승할 정도로 급등세를 탔다며 머지 않아 8~10%의 조정을 거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S&P캐피털IQ는 우선 S&P지수가 현재 200일 및 50일 평균선보다 너무 높게 거래된다고 지적했다. 통상적으로 200일선과 주가와의 스프레드는 2.4%인 데 비해 지금은 11% 이상이라는 것이다. 이는 최근 주가가 너무 급속히 올랐음을 보여주는 셈이다.
또 10개 주요 업종 가운데 산업과 헬스케어 등 2개 업종만 20년 평균 밸류에이션에 비해 낮게 거래되고 있을 뿐 나머지 업종은 모두 고평가 상태에 접어들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할 때 S&P500지수는 1,650~1,660까지 상승한 뒤 조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S&P500지수는 1,626.67로 전일보다 0.37% 하락했다. S&P캐피털IQ는 다만 조정이 '황소장' 종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며 향후 12개월 동안의 S&P500지수 예상치를 1,670으로 제시했다.
최근 주가상승의 촉매로 작용해온 미국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및 배당확대가 장기적으로는 주가를 끌어내리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마이크 오루크 존스트레이딩 수석 전략가는 CNN머니와의 인터뷰에서 "조만간 매수자들이 지치게 될 것"이라며 "리스크가 없더라도 지금과 같은 랠리에는 조정이 뒤따르기 마련이며 당분간 횡보장세가 연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현재 주가를 뒷받침하는 요인 가운데 하나인 기업들의 배당과 자사주 매입확대가 향후 이익창출을 위한 고용과 투자를 대가로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적완화로 인한 자산버블 우려도 제기됐다. 대표적 비관론자인 누리에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2년 뒤 주가가 급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최근 내놓았다. 양적완화ㆍ제로금리 등 우호적 자본흐름으로 주가가 1~2년간 더 오를 수 있지만 결국 붕괴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이러한 조정론 역시 현재의 상승흐름이 당장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공통된 전제를 깔고 있다.
한편 양적완화 정책으로 미 국채 랠리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블룸버그는 RIA캐피털마켓의 닉 스타멘코비치의 말을 인용해 양적완화 덕분에 증시 상승세에도 채권 역시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미 재무부의 30년 만기 국채 160억달러어치 발행도 진행됐다. 낙찰금리는 2.980%로 지난해 12월 이래 최저를 기록했다. 미 재무부는 이번 30년물을 포함한 720억달러의 국채발행을 순조롭게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