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변국 외교, 의리가 이익에 우선

시진핑 '의리관' 새 정책 목표로

중국 시진핑 정부가 주변국과의 외교관계에서 정치적으로 '의(義)'를 앞세우고 경제적으로 '이(利)'를 나누는 '의리관(義利觀)'을 확립한 것이 올해 중국 외교의 핵심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 개념은 중국이 미국과의 관계에서 추구하는 주요2개국(G2) 간의 '신형 대국관계'와 비교된다.

23일 신화통신은 2013년 중국 외교의 주요 포인트로 의리관을 꼽았다. 의리관은 지난 10월24~25일 베이징에서 시 주석 주재로 열린 주변외교공작좌담회에서 처음 언급된 내용으로 주변국과 의리와 이익을 나눌 수 있는 공통점을 찾아야 한다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시 주석은 회의에서 "주변국들과 이익의 공통점을 찾아 나누며 원칙을 갖고 도의와 정의(情誼·사귀며 나눈 정)를 이야기할 수 있는 정확한 의리관을 정립하라"고 주문했다. 또 시 주석은 "주변 국가에 (중국과) 운명공동체라는 의식이 뿌리내리고 확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화통신은 중국 외교의 의리관은 경제적 '이'보다 정치적 '의'를 앞세우는 것으로 운명공동체라는 단어와 함께 주변국과 정치적으로 공존공생할 수 있는 관계를 맺겠다는 의미로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정확한 의리관의 정립이라는 방점은 중국 외교에 있어 이미 새로운 기치로 작용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중국 외교정책은 그동안 대국 외교, 주변국 외교, 제3국 외교로 구분됐다. 대국 외교의 경우 미국 등을 중심으로 중국 이익의 '핵심'으로 구분하며 신형 대국관계를 내세웠고 주변국과의 외교는 중국 이익의 '기틀', 제3국과의 외교를 중국 이익의 '보장'으로 나눴다. 주변국들과의 관계를 의리관으로 확립하며 시 주석은 친(親)·성(誠)·혜(惠)·용(容) 등 4개의 키워드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주변국과 더욱 친하게 지내며 성의를 다하고 중국발전의 혜택을 나누며 주변국을 더 포용한다는 이 원칙은 시진핑 정부 주변국 외교정책의 원칙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중국 외교의 변화가 앞으로 중국의 주변국 외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정치적 의를 경제적 이익보다 강조한 만큼 한미동맹 등을 직접 견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동방조보는 이와 관련해 "주변국 경제가 중국과 일체화되는 국면에서 주변국과의 정치적 관계도 시 주석이 제시한 원칙에 따라 변화를 맞을 것"이라며 "중국이 주변국을 포용하며 대국의 자세를 더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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