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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마의 600선을 넘어선 코스닥지수가 지난 7년간 갇혀 있던 박스권 상단을 돌파하면서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내달리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게임과 핀테크에서 바통을 넘겨받은 바이오가 코스닥의 2차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면서 "다만 실적 발표 후 주도주가 압축되고 있어 실적호전 기대감이 존재하는 종목 위주로 선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16일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34%(2.09포인트) 상승한 610.16에 거래를 마치며 6년 8개월 만에 610선을 돌파했다. 코스닥지수가 610선을 넘은 것은 2008년 6월19일(610.99) 이후 처음이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610.59에 시초가를 형성하며 전날 최고가인 608.45를 가볍게 뛰어넘었다. 기관은 270억원 순매도했지만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42억원, 264억원을 사들이며 지수상승을 이끌었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0.04%(0.70포인트) 오른 1,958.20을 기록했지만 17일 금통위와 설 연휴를 앞두고 관망세가 작용하면서 시초가인 1,960선 회복에는 실패했다.
이날 코스닥 610선 돌파의 주역은 바이오주다. 연초 이후 33% 급등한 코스닥 제약업종지수는 이날 장중 5,016포인트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요섭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최근 바이오주의 강세는 단순 순환매 차원이 아니라 상승 동력을 가진 의미 있는 움직임"이라며 "국내 바이오주에 가졌던 불신을 불식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바이오 업체들은 올해부터 주요 항체 의약품의 선진국 특허 만료에 따라 총 25조원 규모의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시장 개화의 수혜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코스닥 시가총액 2위 종목인 셀트리온(068270)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셀트리온은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의 미국 진출 기대감에 전 거래일 대비 가격제한폭(15%)까지 오른 6만6,7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미국 특허상표국은 얀센이 요청한 레미케이드 특허 재심사를 기각했다"며 "이에 따라 미국시장에서 레미케이드의 첫 항체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의 조기 출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을 시작으로 바이오 업계 전반에 대한 재평가가 확산되면서 코스닥시장은 연일 활기를 띠고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셀트리온이 중심이 된 항체 바이오시밀러 산업이 꿈이 아닌 현실이 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바이넥스(053030)·알테오젠(196170)·제일모직(028260) 등 바이오시밀러 관련 기업들이 동반 급등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1위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CMO) 업체인 바이넥스는 연초 대비 67.8%, 올해부터 브라질 및 일본 업체와 함께 바이오시밀러 공동임상에 들어가는 알테오젠은 67.9% 상승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바이오주 강세에 따른 코스닥 열기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지난해 4·4분기 실적 발표 이후 상승 종목이 핵심 주도주 위주로 솎아짐에 따라 실적 기대감이 존재하는 종목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김정호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헬스케어와 바이오주의 경우 어닝시즌 직후 실적 전망이 급격히 내려가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기대감에 따른 무조건적인 투자보다는 직접적인 실적 수혜 전망에 기반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높은 성장 프리미엄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성장에 대한 기대가 지속적으로 유지될 필요가 있다"며 "올 1·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꾸준히 상향 조정되고 있는 종목으로 집중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 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초 대비 올 1·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가장 크게 상향 조정된 기업은 골프존(121440)(24%), OCI머티리얼즈(036490)(48%), 솔브레인(036830)(19%), CJ프레시웨이(051500)(15%) 등이다.
코스닥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현재 실적 발표 후 조정에 들어간 게임·핀테크·의료기기의 부활도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류용석 팀장은 "실적 발표와 함께 나타나고 있는 코스닥 주도주의 압축 현상이 일시적 차익실현의 영향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조정 중인 게임과 핀테크, 의료기기의 주도주 재등장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닥 의료정밀기기업종 지수는 지난 6일 최고가(1,584.26)를 찍은 후 3.8%, 게임주들이 속한 디지털콘텐츠업종 지수는 1월27일 최고가(1,787.22) 대비 22.6%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