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은 6,25 전쟁, 4,19 학생의거, 5,16 혁명, 유신체제, 광주 민주화 투쟁, 권위주의 체제, 양김 시대를 거치면서 민족중흥이라는 절 체 절명의 시대적 요구와 권위주의가 인정되는 사회 속에서 살아 온 것이 기성세대라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물질적 풍요를 누리기를 자제하고 민족중흥을 위해 민주주의가 희생되고 억압 당해도 감내하고 살았다. 그것이 기성 세대들의 정신문화 였다.
그러나 지금의 젊은 세대들은 풍요로운 물질세계 속에서 그 모든 과거의 역사들은 추상적인 역사로 생각할 뿐이다. 민주화로 가는 길목에 서있는 젊은 이들에게는 그런 것들이 별로 큰 의미를 주지 못할 뿐더러 시장경제와 세계화의 길에 서 있는 그들에겐 자유로운 행보를 방해하는 어떠한 전통적 규제와 가치관도 벗어 던지고 싶은 것이다. 기성 세대들이 생각하는 `개인보다는 민족 전체를 생각하고 민족중흥을 위해 권위주의`가 인정되는 제도와 가치관들이 젊은 이들에게는 분통이 터지는 사회적 제약이 되고 걸림돌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서 사회를 거부하고 전복하려는 생각들이 모아져서 붉은 띠를 두르고 촛불을 켜들 고 거리로 뛰쳐나와서 반미도 외치고 인터넷을 통해서 노 사모 시대를 만들어 냈다고 생각된다.
이승만 독재정권이 싫어서 4,19 학생의거를 일으킨 젊은 이들이 그랬듯이 지금의 젊은 이들이 또한 기성 세대들이 만들어 가는 부정부패의 정치 사회 속에서 절망과 좌절을 걷어차고 일어나 정치적, 문화적 의식을 공유하고 노 정권을 만들어 내는 일에 공모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사는 것 같다. 그러나 시대적 의식과 뚜렸이 내세울 시대적 정신이 없다면 한국은 불행한 앞날을 맞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인터넷을 통해서 기성세대를 전복시키고 세계화, 민주화시대를 열었다면 그 시대적 정신이 무언가를 찾고 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체적 문화와 의식이 없는 체제는 쉽게 무너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신문화란 하루 아침에 세워지는 것이 아니다. 생활과 사고방식이 오랜 세월을 거쳐서 공유되는 정신으로 자리를 잡게 될 때 정신문화가 자연스럽게 이루어 지게 된다. 주체적 문화와 의식이 없는 체제는 쉽게 무너진다. 이스라엘 민족을 나라 없이도 2천년을 지탱해 오게 만든 것은 뿌리가 되는 `시온이즘`이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은 건국초기 조지 워싱턴 대통령이 개척 정신(The Frontier Spirit)을 독립군들을 향해 외쳤고, 그 정신은 서부의 금을 찾아 이주한 선조들의 개척 정신으로 이어졌다. 더 나아가 세계2차 대전을 성공으로 이끈 미국 젊은이들의 정신이 되었으며, 케네디 대통령이 주창한 뉴 프론티어 정신으로 이어져서 달나라에 사람들이 걸어 다니는 기적 같은 역사를 만들어 냈다. 그러므로 미국이 세계 최대 국가로 존립할 수 있게 된 정신적인 기둥이 바로 `하나님을 섬기고 개척 정신을 사랑한다`는 것이다.
한민족은 특별하다. 매우 살기 어렵던 시절에 선조들의 마음에 맺쳐진 `한`과 `슬픔`이 내연화 한 인고의 정신이 우리 민족이 오늘 이만한 나라를 만들어 낸 원천이자 힘이라고 생각된다. 이 정신이 우리 민족에게는 오늘의 번영을 이룩한 `한`이라는 정신문화가 되어 시대를 초월하여 내려오고 있다. 이 정신 문화는 외국 침략의 고통스런 환경 속에서도 살아 남게 만들었고 오늘의 번영을 누리게 만든 가장 근본적인 정신이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민주화, 세계화로 한 없이 뻗어 나가가는 젊은 이들에게 문화적 주체성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것이 무엇보다 급하고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잘 사는 환경이 되고 일류 국가가 된다고 해도 `한`이라는 정신문화를 부끄러워하지 말자. 그것은 한민족의 뿌리이며 선조들이 격은 고뇌와 고통의 역사를 통해서 얻어진 값진 유산이고 가정과 교육을 통해서만 전수가 가능한 Political Culture and Socialization 이다. 하나님은 인간을 귀하게 쓰실 때 제일 먼저 고통의 학교에 보내신다고 한다. `한`은 만고불변의 위대한 시대적 정신이다.
<김도림(아메리칸 칼리지 학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