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이 전국구 출마와 전주 지역구 잔류를 놓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1월부터 두 달째 `전주→종로→전국구`를 오락가락하자 “지나친 눈치보기”라는 뒷말도 나온다.정 의장은 4일 당 내부 회의 때만해도 전국구 뒷번호로 출마키로 가닥을 잡았다. 김광웅 공직심사위원장과 김한길 총선기획단장, 염동연 정무조정위원장 등이 “선거 지원을 위해선 의장이 배수의 진을 쳐야 한다”고 밀어붙인 결과였다. 그간 공천이 보류돼 온 종로도 김홍신 전 의원에게 낙착됐다.
그러나 불법자금의 창당 유입 파문이 터지면서 기류가 바뀌었다. 김원기 고문에 대한 책임론이 비등해지면서 “정 의장까지 떠나면 전북의 구심점이 사라진다”는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 연이은 악재에 따른 당 위기상황 해결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당내 여론도 한 요인이었다.
결국 정 의장의 거취 결정은 15일 선대위 출범께로 미뤄졌다. 당 주변에선 “의장 거취로 지역 공천까지 차질을 빚는다” “솔직하지 못하고 너무 잰다”는 불만도 흘러 나온다.
이에 대해 한 측근은 “마음은 정했더라도 고뇌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지역구민에 대한 도리 아니냐”고 항변했다. 전국구로 정리가 돼 가고 있지만 전북 여론 등을 감안해 뜸을 들이고 있다는 얘기로 들린다.
<배성규 기자 vega@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