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중동 오일달러 선점 부진"

중동 산유국 경제가 20년 만에 대호황을 누리고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업들은 오일달러를 선점하는 데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0일 ‘중동 오일 달러 선점을 위한 우리업계의 대응방안’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중동산유국에 한국 기업들이 더 적극적으로 진출해 제2의 중동붐을 일으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상의는 보고서에서 중동 최대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 경우 지난해 260억달러의 재정흑자가 발생했고, 쿠웨이트 역시 지난해 재정 수입이 당초 예산 보다 167% 증가하여 117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러한 석유수출의 폭발적인 증가에 힘입어 중동 산유국 경제는 1970-80년대초 이후 최대의 호황을 누리고 있고, 이와 같은 대호황은 부동산, 관광, 금융등 경제 각부문에서 두루 나타나고 있다. 국별로 살펴보면 사우디아라비아 증시지수는 2002-04년간 87% 상승하였으며, 쿠웨이트 증시 역시 2002-04년간 2.7배 상승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은 2002-04년간 계속 7% 수준의 실질성장을 기록했으며,카타르는 2004년 명목성장률이 20%를 초과하면서 1인당 소득이 4만 달러를 넘어선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동 산유국들은 막대한 재정흑자가 발생함에 따라 대규모 개발사업을 속속 발주하고 있고, 중동 유력경제전문지 MEED에 따르면 향후 5년간 UAE 2천214억 달러,사우디 1천461억 달러, 카타르 1천26억 달러 등 걸프협력위원회(GCC) 6개국과 이란,이라크에서 총 6천964억 달러 규모의 개발사업이 추진될 계획이다. UAE는 아부다비 국제공항 확장, 두바이 축제도시 건설 등 수십억 달러 규모의공사를 추진하고 있고, 카타르는 라스 가스 3단계 개발에 130억 달러 투자 예정이며,사우디도 쥬바일과 얀부의 석유화학시설을 대대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대한상의는 보고서를 통해 “대규모 개발사업이 속속 발주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여, 이를 공략하기 위해 우리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차원에서도 적극적인 시장개척전략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중동은 한국이 원유의 78%, 천연가스의 48%를 수입하고 해외건설의 60%를 수주하는 지역이다. 대한상의는 보고서에서 최근 중동산유국 경제가 대호황인데도 올해 한국의 대중동 수출은 89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0.0% 늘어나 전체 수출의 증가율 12.3%에도못 미쳤다고 밝혔다. 이는 카타르(115%), 오만(82%) 등에 대한 수출이 크게 늘어났으나 UAE (4%), 이란(4%) 등 주력시장에 대한 수출이 중국기업들의 적극적인 진출로 인해 상대적으로부진했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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