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선아 국립축산과학원 연구사 "이종간 장기이식, 한국서도 성과 낼 것"

고령화 등으로 수요 급증 전망
30년 후엔 돼지 장기 이식 가능
국내 연구진도 기술 개발 박차


이종간 장기이식 연구는 전 세계가 경쟁적으로 투자하는 분야 중 하나다. 선천적으로 문제가 있는 심장 등의 인간 장기를 돼지 등 동물로부터 부작용 없이 이식받는 기술을 연구하는 것인데, 고령화 등으로 미래수요는 엄청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국내서도 이종 간 장기이식 기술 연구가 한창이다.

옥선아(44·사진) 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 동물바이오공학과 연구사는 국내서 장기용 돼지의 장기를 인간에 이식하는 기술 연구의 대가로 꼽힌다. 옥 연구사는 8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30~40년 후면 돼지의 장기를 인간에 이식하는 기술이 나올 것"이라며 "국내서도 기술연구에 속도를 내고 있어 한층 업그레이드된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옥 연구사는 바이오 장기용 돼지의 장기를 인간에 이식하기 위한 전 단계로 원숭이에 이식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그는 경상대학에서 생물학과를 다녔으나, 동물분야에 관심이 많아 이 분야로 석·박사학위를 받고 모교에서 연구 활동을 하다가 지난 2011년 농진청으로 자리를 옮겨 연구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옥 연구사는 지난해 11월 돼지 '믿음이'의 심장을 원숭이에 이식해 43일간의 생존기간을 기록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생존율을 보인 것이다. 2012년 24일 생존기간의 약 2배가량 늘었다.

옥 연구사는 돼지의 심장을 인간에 이식하기 위해서는 거부반응이 없는 돼지 양산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거부반응 유발단계로는 초급성→급성→혈관성→만성 등 4단계를 거쳐야 한다. 이 단계를 거치면 사실상 돼지의 장기를 인간에 이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옥 연구사가 시행한 돼지 '믿음이'는 '급성' 단계다. 이는 '초급성' 보다 한 단계 진보한 것이다.

그는 3단계인 '혈관성' 단계 연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혈관성은 혈액 응고 억제하는 연구다. 그는 혈액 응고까지 없애면 돼지 심장을 이식받은 원숭이가 2단계보다는 더 긴 생존할 것을 확신했다.

옥 연구사는 "국내에서는 심장 등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환자가 워낙 많아 대기자 대비 이식 건수는 10% 내외로 공여 장기부족 현상이 심각하다"며 "대기자들이 장기 공여자가 나타날 때까지 이종장기 이식시 발생하는 면역 거부반응을 최소화할 수 있는 돼지를 개발해 대기 시간을 연장할 수 있다면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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