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야권, 대규모 반정부 집회 재개

우크라이나에서 19일(현지시간)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 정권에 반대하는 야권 지지자들의 대규모 군중집회가 열렸다.

경찰 당국은 영하 7도의 추운 날씨에도 불구,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와 최루 가스를 발포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시위대와 맞서는 과정에서 경찰이 20명 넘게 다쳐 10명 이상이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이 중 4명은 중태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이후 계속되고 있는 야권의 반정부 시위 일환으로 수도 키예프 시내 독립광장에서 열린 이날 군중집회에는 약 10만명의 야권 지지자들이 참가했다고 현지 뉴스통신 ‘우니안’(UNIAN)이 전했다. 하지만 경찰은 집회 참가자가 1만명이라고 추산했다.

이날 집회에선 제1야당 ‘바티키프쉬나’(조국당) 당수 아르세니 야체뉵는 현 의회를 해산한 이후 야권 의원들과 지역 의회 의원들로 구성된 새로운 국민의회를 창설하고 새 의회에 합법성을 부여하기 위한 국민투표를 실시하자고 주장했다.

또 다른 야당인 ‘개혁을 위한 우크라이나 민주동맹’(UDAR) 당수 비탈리 클리치코는 조기 대선 실시를 촉구했다.

극우민족주의 성향의 정당 ‘스보보다’(자유당) 당수 올렉 탸그니복은 야권이 주도하는 새로운 권력 기구 구성에 즉각 착수해야 한다며 국민 정부와 국민 의회, 키예프시 시민 정부와 시민 의회 등의 창설을 제안했다.

주요 야권 지도자들 사이에서 반정부 시위 방향에 대한 의견이 서로 엇갈리는 가운데 집회 참가자들은 향후 저항운동을 이끌 통합기구를 창설하자는 내용의 결의안만을 채택한 뒤 해산했다.

이날 군중집회는 지난해 말부터 야권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후 8번째 집회였다. 야권은 지난해 11월 야누코비치 대통령 정부가 유럽연합(EU)과의 협력협정 체결 협상을 중단한다고 밝힌 이후 정부 조치에 반대하는 반정부 시위를 벌여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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