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 중인 새한과 채권단이 회사 정상화의 최대 현안인 구미공장 매각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19일 채권단과 업계에 따르면 채권단은 당초 방침대로 오는 4월 말까지 구미공장을 매각한다는 입장인 반면, 노조가 중심이 된 비상대책위원회는 분할매각 반대, 회사측은 독자생존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지난 2월 입찰 의향서를 제출한 도레이새한과 미국계 투자회사인 AIG그룹의 구체적인 인수제안서를 제출받아 4월 말까지 두 회사 중 하나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계획이다. 산업은행의 한 관계자는 "현재 아더앤더슨 컨설팅사가 중심이 돼 구미공장에 대한 실사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매각계획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반면 새한 비대위는 채권단의 분할 매각 방침에 강력히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비대위의 한 관계자는 "구미 공장만 별도로 떼어내 매각할 경우 경산공장만으로는 자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며 "일괄 매각하든지 출자전환 등 채무 재조정을 통해 회생시키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매각 주간사인 산업은행이 국민은행ㆍ한빛은행 등과 같이 현재 보유한 채권 3,000억원을 출자전환하고 이자율(현 7.5%)도 낮춰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측은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해 독자생존 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회사측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저급직물ㆍ와이셔츠 등 2개 사업부를 정리하고 전지(새한에너테크), 반도체용필름(새한마이크로닉스) 등 2개 사업부를 독립시키는 등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해왔다"며 "올해는 학생복 사업과 정수기 완제품 사업에서 철수, 원사ㆍ원면ㆍ직물을 중심으로 한 화섬전문기업으로 활로를 찾아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새한은 지난해 매출 8,313억원, 영업이익 583억원을 기록, 영업부문에서는 흑자로 전환했으나 약 1조2,0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채무로 인한 이자비용 때문에 1,35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회사측은 올 1, 2월에 85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등 지속적인 영업 호전으로 채권단의 지원만 있으면 독자 회생이 가능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강동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