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리ㆍ지은 `우승 불씨`

박세리(26ㆍCJ)와 박지은(24ㆍ나이키 골프)이 악천후를 뚫고 공동4위까지 치솟아 막판 역전 우승의 불씨를 살려냈다. 그러나 백전노장 줄리 잉스터(43ㆍ미국)와 베스 대니얼(47ㆍ미국)이 5타나 앞선 선두를 달리고 있어 역전 극이 쉽지 만은 않을 전망이다. 13일 캐나다 밴쿠버의 포인트그레이골프장(파72ㆍ6,410야드)에서 계속된 미국 LPGA투어 캐나다여자오픈(총상금 130만달러)에서 박세리와 박지은은 각각 4언더파와 3언더파를 보태며 중간합계 4언더파 212타를 기록, 공동4위까지 뛰어 올랐다. 박세리는 전날 공동 19위에서, 박지은은 공동11위에서 크게 뛰어 오른 성적. 특히 이들은 폭우로 경기가 1시간 40분 지연되는 악천후 속에서도 큰 실수 없이 스코어를 줄여 20대 젊은 선수들의 선봉에 섰다. 37세로 92년 데뷔 후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사이키 킴이 합계 7언더파 209타로 단독3위에 올라 있고 공동 선두인 40대의 잉스터와 대니얼은 9언더파 207타를 기록 중이다. 이에 따라 박세리와 박지은이 마지막 남은 라운드에서 젊은 혈기를 앞세워 공격적인 플레이로 나설 경우 역전 드라마를 성공시킬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두 선수의 3라운드 플레이는 이런 희망을 뒷받침했다. 박세리는 드라이브 샷이 안정되면서 4개의 파5홀에서만 5타를 줄여 장타자의 면모를 과시했다. 1번홀에서 버디, 3번홀에서 이글, 10번홀과 18번홀에서 버디를 낚은 것. 3번홀에서는 203야드를 남기고 7번 우드로 샷해 홀 9㎙거리에 볼을 떨둔 뒤 이글을 잡아 냈다. 파3의 15번홀에서도 버디를 낚았던 박세리는 비가 내리기 시작할 때쯤 아이언 샷이 다소 흔들리면서 파4의 5, 6번홀에서 잇따라 그린을 놓치며 보기를 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박지은은 후반에 빛을 발했다. 7,8번홀에서 잇따라 보기를 해 2오버파로 전반을 마쳤던 박지은은 10번홀을 시작으로 12, 15, 17, 18번홀 등 5개홀에서 버디를 낚아 3언더파로 이날 경기를 끝냈다. 박세리와 박지은은 모두 후반 라운드를 보기 없이 마쳤으며 이 같은 상승세를 이을 경우 마지막 라운드 역전 드라마를 펼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이들 앞에 선 공동 선두 2명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잉스터와 대니얼은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두 대표적인 중견 선수들. 특히 잉스터는 올 시즌 코닝 클래식에서 우승한 바 있으며 이날도 보기 하나 없이 5타를 줄이는 깔끔한 플레이로 선두에 올라섰다. 대니얼은 지난 95년 이후 우승이 없지만 이날 보기 없이 3언더파를 기록할 정도로 안정된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한편 강수연(27ㆍ아스트라), 장정(23)이 나란히 2언더파 214타로 공동10위에 포진, 상위권 입상을 노리고 있어 톱 10에 4명의 한국 선수가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 김미현(26ㆍKTF)과 김초롱(19ㆍ미국명 크리스티나 김)은 1오버파 217타로 공동23위에 머물렀고 한희원(25ㆍ휠라코리아)은 2타를 줄이며 2오버파 218타로 공동29위까지 올라섰다. <김진영기자 eaglek@sed.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