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이 다가오면 정치인 저자들의 책이 갑자기 쏟아져 나온다. 웬만한 정치인 치고 자서전 하나 쓰지 않은 이가 없을 정도다. 그러나 정치인이 쓴 대부분의 책은 그 내용보다도 화려한 출판기념회나 자신들의 이력서 한 줄을 채우는 용도로나 쓰일 뿐이다.
때문에 정치인들이 쓴 책 증에서 쓸만한 책을 고르기란 무척 난해한 일이다. 그러나 전 국회의원 서상목이 쓴 `시장을 이길 정부는 없다`는 여러가지 면에서 매우 흥미로운 읽을거리를 제공한다. 서상목은 `세풍사건`으로 지난해 8월, 징역 1년을 선고받아 이번 총선에는 비껴가 있다.
저자는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고 세계은행(IBRD)와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경제정책을 연구한 경제 전문가이다. 이러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시장의 원리와 21세기의 경제 운용의 길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에서 주목을 끄는 부분은 한나라당 출신인 저자가 `국민의 정부`를 경제적으로 성공한 정권이라 평가한 점이다. 외환위기 극복과 기업ㆍ금융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해낸 점을 높이 칭찬하고 있다. 그러나 현 정권에 대해선 쓴 소리를 빼놓지 않는다. `참여정부`가 친노동자적 정책으로 기업활동을 위축시켰고 원칙없는 부동산 대책으로 건설경기마저 어렵게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한편 저자는 21세기를 기업가 정신이 지배하는 시대로 판단하고 있다. 고객최우선주의, 변화에 신속한 대응, 창의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한 기업가 정신이 성공적인 경제 운용의 필수 조건임을 강조한다.
<이상훈기자 flat@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