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문화예술의 중심지 뉴욕 한복판에서 펼치는 한글의 현대미.'
뉴욕에서 활동 중인 한국인 청년 문화예술가 23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다가오는 '10월9일 한글날'을 기념하는 복합 문화행사를 열기 위해서다. 이들이 결성한 모임 '크리에이트(K/REATE)'가 기획해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남쪽의 러들로 스튜디오 갤러리에서 연 행사이름은 '뉴요커 안녕하세요'다.
크리에이트의 이상인(30) 대표는 "뉴요커들에게 독창적인 방식으로 한국을 알릴 방법을 고민하다 한글을 모티브로 한 문화 이벤트를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순수미술ㆍ일러스트ㆍ그래픽디자인ㆍ광고ㆍ제품디자인ㆍ무용ㆍ음악 등 다양한 전공을 가진 23명의 예술가들은 이날 행사에 앞서 'ㄱ부터 ㅎ까지' 한글의 자음 14개 가운데 하나씩을 소재로 부여 받았다. 저마다 부여 받은 한글 자음을 바탕으로 각자의 전공대로 한글을 연상시키는 예술작품을 만든 뒤 뉴요커들에게 선보이는 것. 한글문화 이벤트인 셈이다.
이에 따라 한글 자음을 기초로 만든 그림ㆍ포스터ㆍ의상ㆍ형상들이 전시되는 가운데 무용과 음악 전공자들은 한국 전통무용과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아울러 23명의 작가들은 갤러리를 찾은 관객들에게 자신이 만든 작품의 특성과 제작과정 등을 세심하게 설명하는 '1대1 큐레이팅'을 통해 한글의 아름다움을 관객들에게 알렸다.
이 대표는 "흥미 위주의 한류 콘텐츠보다는 우리의 생활 속에 깊이 뿌리박은 자랑스러운 한글을 통해 한국을 알리는 것이 진정한 '한국 알리기'라는 게 참여작가들의 공통된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행사가 열린 갤러리에는 작가들의 바람과는 달리 뉴요커들 방문이 많지 않았다고 이 대표는 전했다. 한국 알리기가 녹록하지 않음을 다시 한번 절감한 크리에이트 회원들은 이번 한국 알리기 행사를 일회성으로 끝내는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벌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올해 말에는 그간 크리에이트 회원들이 3·1절과 8·15 광복절에 센트럴파크와 타임스스퀘어 등에서 전시했던 작품들을 한데 모은 통합 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이번 행사에 작품을 한 한인 작가는 "학교 다녔을 때의 전공도 되살릴 수 있고 행사 취지도 좋아 일과 뒤 짬을 내 작품을 만들어 내놓았다"면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한국 알리기 문화행사에 참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