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부품업체 “공포의 7월말”/어음결제 무더기로 몰려

◎은행 냉담 급전도 어려워「공포의 7월 마지막주.」 기아자동차 협력업체들은 7월 마지막주를 이렇게 부른다. 28일부터 30일까지 이들 부품업체의 어음결제가 무더기로 몰려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별다른 대책도 없다. 부품업체사장들은 기아어음을 할인 받아보려고 은행문을 두드리지만 매번 헛걸음질만 칠뿐이다. 급전이라도 얻어쓰려고 사채시장을 돌아다녀도 반응은 냉랭하기만 하다. 이른바 「금융혼란」상태다. 28일로 앞당겨진 채권은행단 회의에서 뚜렷한 자금지원대책이 나오지 않을 경우 연쇄부도는 불을 보듯 뻔하다는게 부품업체 사장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이들 부품업체가 이번주를 버티지 못할 경우 경인지역 특히 기아협력업체가 무더기로 몰려있는 안산, 군포지역 경기는 공황상태에 빠지게 될 전망이다. 기아자동차에만 각종 부품을 납품하는 (주)대기의 경우 군포지역 경제를 이끌고 있는 대형 부품업체다. 이 회사도 오는 30일에 어음결제가 몰려있다. 계열부품사를 합쳐 종업원수만 2천여명, 계열 공장만도 80개에 달하는 이 업체가 도산할 경우 군포지역 경제는 공황상태에 빠지게 된다는 분석이다. 안산의 경우도 사태의 심각성은 마찬가지다. 이 지역 협력업체들도 28일과 29일사이에 어음결제일이 모두 몰려있어 부도 공포에 빠져있다. 정부나 은행권이 특단의 조치를 내리지 않는한 7월 마지막주는 이들 부품업체에 「공포의 한주」가 될 전망이다.<이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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