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유통업체 10곳 중 5곳의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대형마트, 백화점, 오픈마켓 등 국내 대형유통업체 62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45.2%가 올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증가할 것’이라는 답변은 37.1%에 그쳤고,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은 17.7%였다.
상반기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 이유(복수응답)로 기업들은 ‘소비위축’(89.3%)을 첫 손에 꼽았고, ‘동업태간 경쟁심화’(39.3%), ‘정부규제’(32.1%), ‘이업태간 경쟁심화’(21.4%), ‘신규출점 부진’(14.3%) 등이 뒤를 이었다. 최근 1년새 경영환경을 묻는 질문에도 ‘나빠졌다’는 응답이 59.7%로 절반을 넘은 가운데 ‘비슷하다’는 응답은 21%, ‘좋아졌다’는 답변은 19.4%에 불과했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가계부채와 부동산경기 불황, 저성장 우려가 소비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매출이 부진한 가운데 정부규제 강화, 업체간 경쟁격화, 신규점포 부지확보의 어려움 등이 겹쳐 유통업체들의 경영환경이 녹록하지 않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매출에 대해 인터넷쇼핑ㆍTV홈쇼핑(52.6%)과 대형마트ㆍSSM(44.4%)은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이라는 응답이 많은 반면 백화점(42.9%)은 ‘감소할 것’이라는 응답이 다소 많았다.
하반기 투자계획에 대해서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53.2%)이라는 응답이 과반을 차지했으며, ‘확대할 것’(27.4%)이라는 응답이 ‘줄일 것’(19.3%)이라는 답변을 앞질렀다. 채용계획 역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61.3%)이라는 응답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저성장기조 극복을 위한 대응방안을 묻는 질문에 유통업체들은 ‘비용절감을 통한 경영 내실화’(54.8%)와 ‘상품차별화’(54.8%)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고객대응력 강화’(51.6%)와 ‘리모델링 및 리뉴얼 확대’(40.3%) 등을 차례로 들었다.
유통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과제로 기업들은 ‘경기부양’(45.2%)과 ‘규제완화’(40.3%), ‘신업태 활성화 지원’(4.8%) 등을 제안했다.
김경종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2%대에 그치는 등 당분간 저성장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소비시장이 활력을 찾을 수 있도록 규제강화보다는 경기부양에 우선을 둔 정책을 운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