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위축 비용부담 우려롯데, 신세계, 현대 등 주요 백화점들이 오는 12월 정기 바겐세일을 하지 않기로 잠정 결정했다.
세일을 못해 안달인 백화점들이 스스로 세일을 안하겠다고 하니 놀라운 일이다.
백화점들은 연말 세일을 안하기로 한 것에 대해 "세일효과가 떨어진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백화점업계의 한 관계자는 "12월 세일이 다음해 1월 세일과 바로 연결돼 세일 효과가 떨어져 수익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이같이 결정하게 됐다"며 "일단 올해 결과를 지켜보고 차후에 계속 세일을 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화점들이 내세우는 주장도 일면 수긍이 가지만 95년부터 7년간 매년 해오던 세일을 올해부터 중단하기로 한 데는 다른 이유가 있을 법 하다.
지난해와 올해 초 백화점들은 초호황기를 누렸다. 매출성장률이 20%를 웃돌 정도였다.
그러나 지난 6월 월드컵이 끝난 후부터 상황이 좋지 않게 변했다. 축구에 빠져든 소비자들이 월드컵이 끝나면 다시 백화점을 찾을 것으로 판단했지만 기대와는 달리 백화점 매출은 늘지 않았다.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최근에는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마이너스 성장을 한 업체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심리가 위축돼 있다 보니 한 달 사이에 세일을 두 번 하는 것이 백화점에게는 큰 부담이 되기 때문에 12월 세일을 포기한 것이다.
내년 경기가 좋아지고 소비심리가 회복되면 백화점들은 다시 "그래도 세일을 하는 게 낫다"며 12월 세일을 부활시킬 가능성이 높다.
한편 12월 세일을 하지 않기로 한 백화점업체들에게는 커다란 고민거리가 하나 생겼다. 이미 잡아놓은 올해 매출목표를 채우기가 어려워 진 것이다.
이 때문에 백화점들은 이번 주말부터 대규모 사은행사를 펼친다. 대부분 '창립기념 사은행사'로 이름 붙여진 이번 행사에서는 구매금액에 따라 상품권과 경품 등을 증정한다.
창립기념일이 이달 15일인 롯데가 행사를 계획하자 10월인 신세계, 6월인 현대까지 창립기념 행사를 펼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
'선택과 집중' 이라는 전략을 택한 백화점의 결단이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주목된다.
임동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