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필리핀에 자위대 1,000명 파병

해외 긴급구호 파견 최대 규모

일본이 슈퍼 태풍 '하이옌'으로 막대한 피해를 당한 필리핀에 1,000명 규모의 자위대원을 파견한다. 자위대의 해외 긴급구호활동 사상 가장 큰 파견규모다.

14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베 신조 총리는 전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서 이 같은 파견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오노데라 이쓰노리 일 방위상도 "만반의 태세를 취하라는 총리의 지시가 있었다"며 "향후 최대 1,000명 규모의 자위대 파견을 예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위대원 1,000명이 파견되면 지난 2005년 1월 인도네시아 쓰나미 사태 당시의 파견인력(925명)을 뛰어넘는 사상 최대 파견기록이 된다. 앞서 일본은 12일 필리핀에 구호금 1,000만달러와 의료요원 25명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 정부는 선발대 45명을 필리핀 현지에 급파한 데 이어 정식 파견 요청이 들어오는 대로 물자수송 및 방역 등을 위한 자위대 장비와 인력을 필리핀에 보낼 방침이다. 특히 일본은 함선 3척을 비롯해 수송기와 헬기 등도 필리핀에 파견해 구호활동을 돕기로 했다. 함선 중 1척은 예정된 훈련까지 미루고 해외지원활동에 나서게 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대규모 파견이 '적극적 평화주의'를 앞세워 자위대의 활동범위와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아베 총리의 구상과 연관됐다고 보고 있다. 또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관계를 의식한 행동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필리핀과 영토분쟁을 겪는 와중에 이번 태풍피해가 발생하자 단지 10만달러(약 1억700만원)의 구호금을 보내기로 해 논란을 빚었다. 일본 언론들도 이번 파견에 대해 "중국이 대두하는 아시아 지역의 중요 거점에서 일본이 미국과 함께 연계 지원활동에 나설 것"이라고 거들고 있다.

핵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가 이끄는 미국 함정들은 14일 오후(현지시간) 필리핀 피해지역 해안에 도착해 해병대 병력 및 항공ㆍ차량 지원 등에 나섰다. 미국은 상호방위조약 상대국인 필리핀에 2,000만달러를 긴급 지원한 데 이어 구호활동에 투입되는 미군 병력도 1,000여명으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사회의 지원이 이같이 확대되면서 최대 피해지역인 타클로반에 식량배급이 시작되는 등 현지 상황도 차츰 개선되고 있다고 주요 외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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