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잇는 특허ㆍ논문'… 황교수팀 신화는 계속된다

"폐기종 막는 인체효소, 소에 발현 첫 성공"
2년간 국제학술지에만 논문 40여편 게재 기염

황우석 교수의 윤리논란에도 불구하고 황 교수팀의 연구역량을 보여주는 논문과 특허 등의 성과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황 교수팀은 지난 2년간 국제학술지에만 모두 40여편의 논문을 게재한 것으로 확인돼 이미 연구원의 역량이 국제적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보통 논문의 제1자로 들어가는 박사과정 학생들이 연간 3~4편 정도의 논문을 쓰는 셈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 폐기종 막는 인체효소, 소에 발현 첫 성공 서울대수의대 황우석ㆍ이병천ㆍ강성근 교수팀은 인체 내에서 폐를 보호해 줌으로써 폐기종을 막는 `알파-1 안티트립신(alpha-1 antitrypsin)'이라는 효소를 소에게 주입시킨 형질전환 소를 만드는데 처음으로 성공, 특허를 출원했다고 27일 밝혔다. 아쉽게도 사람의 유전자가 주입된 이 소는 출산 1개월을 앞두고 유산됐다. 하지만 연구팀은 이 유산된 소에 대한 유전자 검사를 통해 사람의 알파-1 안티트립신 효소가 분비된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수의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산과학(Theriogenology)' 인터넷판에 최근 실렸다. 연구팀에 따르면 `알파-1 안티트립신(alpha-1 antitrypsin)'은 폐를 보호해주는효소로 이 효소가 유전적으로 결핍된 경우에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의 폐기종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 교수팀은 체외에서 합성이 어려운 `알파-1 안티트립신' 효소를 소의 우유에서 생산해 폐기종 환자의 치료에 적용하기 위해 이번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팀은 우선 우유를 많이 생산하는 우량젖소의 귀에서 세포를 채취한 다음 여기에 알파-1 안티트립신 유전자를 넣은 뒤 이를 핵이 제거된 난자에 이식, 대리모 소의 자궁에 넣는 방법으로 임신시켰다. 이 기술이 실용화되면 고가의 의약품을 경제적이고 효율적으로 얻어낼 수 있을뿐 아니라 장차 소의 우유로부터 목적하는 의약품을 얻는 것도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강성근 교수는 "형질전환된 소가 실험 막바지 단계에서 죽어 안타깝다"면서 "하지만 형질전환하기가 어려운 소에서 인체에 유용한 효소를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을확인한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 저명저널에 논문 4편 대기 중… 체세포 복제형태 임신동물 상당수 현재 황 교수팀에서는 이 논문말고도 그동안의 연구성과를 담은 4편의 논문이 국제학술지에서 심사를 받고 있으며, 연구팀이 운영 중인 2곳의 농장에서 여러 마리의 연구용 소와 돼지들이 체세포 복제 형태로 임신 중이다. 황 교수팀이 그동안 국제학술지에 게재한 논문은 지난 2004년 이후에만 무려 45편에 달한다. 대부분의 논문이 황 교수를 교신저자(연구책임자)로 하고 있으며 이병천, 강성근 교수와 제자들과 함께 공저자로 기록돼 있다. 박사과정 학생들만 놓고 보면 연간 3~5편의 논문을 쓰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보통 미국 내 유수 대학 연구실의 박사과정 학생이 연간 3~4편의 SCI(국제과학논문색인) 등재 저널에 논문을 싣는 것과 비교할 때 거의 대등한 수준임을 보여주는것이다. 이와 함께 황 교수팀은 광우병 내성소 연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황 교수팀이 세계 처음으로 만든 광우병 내성소는 지난 5월 일본 쓰쿠바 동물고도위생실험실에 보내져 검증작업을 받고 있다. 강 교수는 "현재 가장 급한 연구는 광우병 저항소를 만드는 것"이라며 "현재 일본에서 광우병 내성소에 대한 검증을 하고 있지만 결과가 나오는 데는 최소 6개월에서 최고 3년까지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병천 교수는 "국제학술지 논문 게재실적이 크게 높아진 것은 연구원들이 밤낮없이 일한 덕분"이라며 "황 교수팀 파문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서도 연구원들은 휴일도 잊은 채 일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황 교수는 지난 24일 난자의혹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가진 뒤 지방의 모처에 내려가 쉬는 중에도 실험실에 전화를 걸어 "실험실은 잘 돌아가느냐. 연구원들을 잘 다독거려 실험을 잘 해라"는 등의 부탁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교수는 "윤리적 문제도 중요하지만 실험실은 지속적으로 연구에 매달려야만좋은 연구결과를 낼 수 있다"면서 "외부의 논란에 흔들리지 않고 연구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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