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없는 '친환경 합금기술' 세계가 깜짝

■ 생기원 연구 성과는
6인치급 멀티와이어 줄톱 개발
정밀가공장비 국산화도 이끌어

세계 최초로 만든 에코 알루미늄 휠

"친환경 합금기술이 처음에는 말도 안 되는 기술이라며 사기꾼 아니냐는 소리도 들었죠. 오히려 해외 학회에서부터 인정받아 지금에까지 왔습니다."

김세광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주조기술센터 박사는 지난 2008년 에코 마그네슘 합금기술 개발 당시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소개하며 웃었다. 워낙 획기적인 기술이다 보니 초반에는 이를 믿어주는 사람도 없었다는 것. 이제는 그가 개발한 합금이 기존 마그네슘 합금을 제치고 더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김 박사가 개발한 합금기술은 최근 휴대폰·자동차·노트북 등 주요 기간산업 분야의 경량화로 인해 마그네슘과 알루미늄 소재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이를 친환경적으로 제조하도록 한 방법이다. 마그네슘의 경우 발화되기 쉬운 소재의 특성상 제조과정에서 온실가스를 사용해야 했는데 보호가스 없이도 금속을 가공할 수 있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특히 2010년에는 마그네슘 소재기업인 HMK에 282억원을 받고 기술을 이전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 기술은 LG전자 휴대폰 등에 적용됐다.

이후 에코 알루미늄 합금 개발에도 성공, 연간 180조원에 달하는 해당 소재시장과 1,000조원 규모의 부품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2011년부터는 미국 보잉사와 양해각서(MOU)를 맺고 관련 합금기술을 활용한 항공기용 소재 부품 공동기술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자동차회사인 GM과도 관련 기술을 적용한 차를 양산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생기원은 이외에도 많은 기술을 개발했다. 6인치급 멀티와이어 줄톱(사파이어 등 원석 절단)도 개발해 그동안 수입에 의존하던 고가 정밀가공 장비의 국산화는 물론 수출까지 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또 불량 부품을 찾는 3차원 투과영상 검사 플랫폼 기술을 개발해 국산화의 계기를 마련했다. 제품검사 장비 분야는 미국과 독일 등 일부 선진국이 독점하던 상황이었다. 영화 아이언맨의 주인공 토니 스타크가 입었던 수트의 재료인 티타늄 재생기술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에 따라 전량 수입에 의존했던 티타늄 잉곳(금속을 녹인 후 주형에 넣어 굳힌 것)의 역수출도 가능해졌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