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닷컴주 부활 날개 짓

뉴욕 증시의 닷컴(인터넷)주가 부활의 날개 짓을 거듭하고 있다.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새로운 수익원을 개발하는 노력 끝에 또다시 투자가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닷컴기업들의 변모된 모습은 무엇보다 주가에서부터 반영되고 있다. 올들어 지난 8일까지 다우 존스 인터넷지수는 35%나 올랐다. 다우와 S&P500지수 올 평균 상승률이 5%에도 미치지 못한 것과 비교하면 `발군`의 실적이다. ◇닷컴, 실적 호조로 주가 상승=닷컴의 선두기업 이베이의 주가는 지난 7일 현재 올초보다 40%가량 급등한 94.28달러를 기록하면서 시가총액 기준으로 포드 자동차나 제너럴 모터스(GM)와 같은 초대형 기업들을 추월했다. 현 주가는 또 거품이 한창이던 지난 2000년 3월의 최고치에도 육박하는 수준이다. 주가 상승의 요인도 과거 닷컴 열풍 시대와 같이 미래에 대한 막연한 기대가 아닌 기업의 실적때문이다. 이베이는 올해 1ㆍ4분기 4억7,65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전년동기 대비 94% 성장했다. 순익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가 넘는 1억420만달러를 기록했다. 상황은 아마존ㆍ야후 등 다른 닷컴기업도 다르지 않다. 한때 생사의 기로에서 사경을 헤매던 대표적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지난해 본격적인 흑자 경영에 돌입하면서 주가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7일 현재 아마존의 주가는 30.35달러로 거품이 극심했던 때의 최고치에 비해서는 여전히 반토막이지만 2001년의 최저점에 비해서는 무려 5배 이상 올랐다. 야후 역시 올들어 주가가 50% 넘게 상승하면서 시가총액이 150억 달러로 올라섰다. 서치엔진 공급업체인 애스크지브스의 경우 올들어 4개월 동안 주가가 3배이상 뛰었고 온라인 DVD 대여업체인 넷플릭스도 2배 이상 상승했다. ◇인수합병ㆍIPOㆍ벤처캐피털 시장도 활기=닷컴 기업의 생기가 확연해지면서 굵직굵직한 인수합병도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올들어 미국의 전자상거래업계에 총60억달러 규모에 이르는 다양한 기업인수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활기를 되찾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인수합병의 대표적인 경우가 온라인 미디어왕국 `USA 인터액티브`(USAi)의 온라인 대부업체 `렌딩 트리` 인수 케이스. 온라인 여행사 `익스피디어`와 티켓판매업체 `티켓마스터` 등을 거느린 USAi는 `렌딩 트리` 인수를 통해 이베이ㆍ아마존 등과 함께 인터넷을 이끌어가는 선두주자가 됐다. 닷컴의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검색엔진의 강자로 부상한 구글 등 유수의 인터넷 기업이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라는 이야기도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와함께 그동안 투자처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어 왔던 벤처캐피털도 최근 인터넷 기업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고 정보기술(IT)전문 인터넷 신문인 C넷이 최근 보도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닷컴기업의 주가 상승이 과거처럼 이른바 `묻지마 식 투자`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즉 닷컴 기업 역시 전통기업과 마찬가지로 탄탄한 재무구조와 함께 흑자기조의 경영이 유지되어야 대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새롭게 부활하는 닷컴 시대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신선한 아이디어 뿐만 아니라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이 함께 모색되어야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일부 전문가들사이에는 닷컴 시대가 부활했다고 보기는 여전히 어렵다는 조심스러운 견해도 나오고 있다. <장순욱기자 swch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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