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3일 일본인 납북자 문제와 관련, 북한과 약속한 제재 해제를 단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북한의 납치문제 특별조사위원회 구성에 대해 “납치 문제를 비롯한 모든 일본인 문제 해결을 위한 조사에 국방위원회, 국가안전보위부라는 국가적인 의사 결정이 가능한 기관에서 전면에 나섰고 전에 없이 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했다”며 “행동 대 행동의 원칙에 따라 일본이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일부 조치를 해제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본은 북한 국적 보유자의 원칙적인 입국 금지, 방북한 조선총련 간부의 원칙적인 재입국 금지, 일본 국민에 대한 방북 자제 요청 등 제재를 해제할 전망이다. 또 인도적 목적의 북한국적 선박(만경봉호 제외)은 일본에 입항할 수 있게 되고, 대북 송금과 관련한 규제도 완화될 예정이다.
또 북한이 4일 납치문제 특별조사위원회 활동을 시작하기로 함에 따라 일본도 같은 날 각의(국무회의)를 거쳐 제재 해제를 공식 발표하기로 했다고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밝혔다.
하지만 북한이 최근 단거리 탄도 미사일을 발사함에 따라 국제사회의 대북 공조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에 일본이 독자적으로 제재 해제를 결정했다는 점에서 비판이 제기될 전망이다. 또 이날 열리는 한중정상회담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한 국제공조의 필요성이 한층 강조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북한의 특별조사위원회는 위원장은 서태하 국방위원회 안전담당 참사겸 국가안전보위부 부부장이 맡으며 30명 규모로 구성된다고 일본 정부가 밝혔다.
특별조사위는 북한의 최고 권력기관인 국방위원회로부터 모든 기관을 조사할 특별한 권한을 부여받았으며, 위원회에는 국가안전보위부, 인민보안부, 인민무력부 등의 당국자가 포함돼 있다고 스가 장관은 밝혔다. 또 조사는 납치자, 행방불명자 등에 대해 동시병행 형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아울러 스가 장관은 북한이 1차 조사결과를 늦여름 또는 초가을에 발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에 대해 북일 양측이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지난 5월 26∼28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개최된 일본과의 당국 간 협상 때 인적왕래, 송금 등과 관련된 일부 제재 해제를 조건으로 일본인 납치 피해자 등에 대한 포괄적인 재조사를 할 특별조사위를 설치하는데 동의했다.
북한은 생존 일본인 목록을 일본 정부에 제시했으며 여기에는 두자릿수에 해당하는 인원의 이름과 경력 등이 한국어로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납북 일본인이나 북한에 납치됐을 가능성이 있는 특정실종자 관련 자료와 명단을 대조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