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오구」와 장구춤과 판소리등 전통예술무대를 상설레퍼토리로 개발해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큰 호응을 이끌어냈던 정동극장이 새로운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27일부터 4월25일까지 이 극장에서 공연하는 연극「어머니」(이윤택 작·연출)가 그 레퍼토리로서 앞으로 20년동안 정기적으로 공연된다.정동극장측이 신서정주의를 내세운 뒤 처음으로 무대에 올리는 작품인 「어머니」는 연극배우 손숙씨가 출연, 2018년까지 매년 2~ 4월 이 극장에서 상설공연된다. 격변의 한국 현대사를 살아온 한 어머니를 통해 한국적 어머니상과 가족의 의미를 그리고 있다. 어머니는 드라마 작가인 아들에게 영화에 나온 연애담을 자기 것인양 이야기하며 과거로 돌아간다. 일순이(어머니)는 첫남자양산복과의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가난한 돌이에게 시집간다. 자신의 본명을 잃어버린 채 기생출신인 시어머니와 고된 생활을 시작, 일제시대와 6.25를 겪으면서 자식들을 낳지만 아들 하나가 학질로 죽고 어머니는 그 아들이 양산복의 아들임을 고백하며 오열한다.
죽은 아들의 원혼을 달래는 굿판을 벌인 어머니는 손녀에게서 잃어버렸던 자신의 이름 석자를 배운 뒤 죽은 남편을 따라 저승으로 가면서 유리창에 자기 이름을 쓰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어머니역에 손숙을 비롯해 김학철, 이명주, 하용부, 김경익, 이현아 등이 출연한다. 이윤택 극본·연출에 작곡은 이태원, 무대미술은 박성희, 안무는 박소연이 맡는다.
공연기간에는 덕수궁 돌담길에 쌈지마당, 문화일보홀 등에서 「어머니 조각전」과 「어머니 시화전」, 「어머니 음악회」같은 행사도 곁들여진다.
공연시간 평일 오후7시30분, 토·일요일 오후4시 7시30분. (02)773-89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