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유신 옹호하는 박근혜, 민주주의 못해"

과거 vs 미래 대결 강조… '대선 결선투표' 공약도
"朴 육영재단 이사장때 결혼후 퇴사 서약 받아"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제18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7일 경남 창원시 용호동에서 유세를 벌이는 도중 권영길(왼쪽) 경남지사 야권단일후보와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창원=손용석기자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18대 대선 선거 운동 첫날인 27일 부산ㆍ경남(PK)에서 유세에 나서며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과거 5ㆍ16 군사쿠데타와 유신독재를 두고 지금도 구국의 결단이었다고 말한다"며 "이런 역사의식으로 민주주의를 할 수 있겠느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미래 대 과거' 구도를 부각시켜 대선에서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문 후보 측은 박 후보가 육영재단 이사장 재임 때 산하 유치원 여성 교사를 채용하면서 '결혼 후 퇴사' 서약서를 받은 사실을 지적하며 여성 대통령 후보로서의 자격을 문제 삼기도 했다.

문 후보는 이날 부산 방문을 위해 서울 노량진역에서 김포공항행 9호선 지하철을 타는 것으로 대선 레이스의 첫발을 뗐다. PK를 첫 유세지로 선택해 이 지역을 대권을 잡는 핵심 교두보로 삼겠다는 의사도 피력했다. 그는 지하철역에서 "이제는 정말 결승점이 보이는 곳까지 왔다"며 "좋은 꿈을 꿨고 잘될 것 같은 예감이다. 이길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비행기를 이용해 부산에 도착한 문 후보는 자신의 국회의원 지역구인 사상구 내 부산 서부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유세를 열고 "이번 대선이야말로 과거 세력과 미래 세력의 대결"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새 정치를 통해 우리가 이뤄내려고 하는 것이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라며 "안철수 전 후보와 심상정 전 후보, 그리고 두 분을 지지하는 세력은 물론 새 정치를 염원했던 모든 분들과 함께 대통합의 국민연대를 꼭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깔끔하지 못했던 단일화 과정에서의 잡음을 털어내고 범야권 개혁진보진영의 단합을 호소하고 나선 것이다.

특히 '새 정치' '국민연대' 등 안 전 후보가 내세운 가치를 다시금 앞세워 세력통합에도 주력했다.

문 후보는 안철수식 정치쇄신을 강조하려는 듯 "민주당은 국민이 이제 그만하면 됐다고 할 때까지 바꾸고 쇄신해나가겠다"며 안 전 후보와 함께 공약으로 내건 지방의회 및 기초단체장 정당공천 폐지 등을 소개했다.

그는 이어 "저는 서민의 삶을 살았고 서민들과 함께 살아왔다"며 "(반면) 부자ㆍ특권층 세금을 깎아주고 서민들의 부담을 늘리게 한 게 새누리당의 경제정책 아니겠냐"고 경쟁상대인 박 후보를 비판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동남권 신공항 및 해양수산부 부활 등 PK 지역 현안을 두고도 박 후보를 향해 공세를 폈다. 문 후보는 "이명박 정부 들어 해양부를 폐지하는 법안을 발의해 통과시킨 것은 박 후보와 새누리당 의원들"이라며 "부산 시민들이 염원했던 동남권 신공항도 특정 지역에 유리하게 해 입지를 옮기려는 정치적 목적이 개입해 심사가 이상해지더니 결국 무산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창원시청 앞에서 경남 유권자들을 향해 지지를 호소한 후 상경해 광화문에서 유세를 벌여 경부선을 관통하는 첫날 행보를 마쳤다.

한편 문 후보 측 유정아 시민캠프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박 후보가 지난 1982~1990년 육영재단 이사장 재직시 "재단 운영 유치원이 여성 교사들에게 '결혼하면 퇴사한다'는 서약서를 받았다"며 "많은 교사가 결혼과 동시에 퇴사하거나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채 다녔다"고 밝혔다. 그는 "여성인 박 후보가 같은 여성 근로자에게 그런 각서를 받은 것이 '준비된 여성 대통령'인지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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