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노사합의 무시한 근로자해고는 위법"

노사가 분규 중 벌어진 사안에 대해 불이익을 주지 않기로 합의했는데도 파업 중 폭행 혐의로 기소됐다며 근로자를 해고한 처분은 위법이라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이승한 부장판사)는 버스기사 진모(47)씨와 노조가 “사측의 해고 조치가 적법하다고 본 재심판정을 취소하라”며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고 4일 밝혔다.

S여객의 운전사로 근무하던 진씨는 2012년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동료를 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점 등을 이유로 해고되자 구제신청을 냈다. 하지만 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 이어 중노위가 진씨의 청구를 기각함에 따라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진씨와 노조는 사측이 노사 갈등 과정에서 불거진 고소·고발을 취소하고, 서로 법적 책임을 묻지 않기로 합의한 내용을 강조했다.

재판부는 진씨와 노조의 이 같은 주장이 타당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양측은 노사간 분쟁 과정에서 발생한 사건에 관해 근로자들에 대한 어떤 민·형사상 책임 추궁이나 근로관계상 불이익 처분을 하지 않기로 했다”며 “진씨의 폭력 행위 역시 이 합의에 따른 면책 대상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디지털미디어부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