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외환의 운용수익률이 국채의 유통수익률은 물론이고 세계적인 투자은행들의 투자수익률에 비해서도 오히려 높다. 전문성이 떨어져 외환운용이 부실하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 외환보유액이 지나치게 많다는 주장도 선진국들이 원화절상을 유도하기 위한 논리일 뿐이다`
외환보유액 가운데 일부를 `투자공사`를 설립해 효율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는 정부 일각의 구상에 대해 한국은행이 이같이 반박하고 나섰다. 한은에 따르면 1998년부터 2002년까지 한국은행의 외환 운용수익률은 평균 6%가 넘어 국제투자기관의 평균 투자수익률(6.14%)을 웃돈 것으로 분석됐다. 또 이 기간의 통화안정증권 유통수익률( 2년물 기준 6.02%)보다도 높아 보유외환의 운용수익률이 낮다는 주장은 잘못된 것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한국은행이 외환운용수익률을 공개하는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재욱 부총재보는 “한국은행은 외환운용에 있어 안정성과 유동성을 완벽하게 확보하며 수익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외환운용의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일부의 주장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환보유액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미국 등의 중장기 국채 뿐만 아니라 정부기관채, 국제기구채, 금융채, 자산유동화증권(ABS), 주택저당채권(MBS) 등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회사채나 위험도가 큰 파생금융상품에는 투자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부총재보는 최근 외환보유액 과다 논란에 대해서도 “우리 나라의 외환보유액은 경상 외환지급이나 외국인 주식투자자금 유출가능규모 등에 비춰 부족하지 않은 수준이지만 통일을 대비하는 등 국가안보차원에서 대외경제규모확대에 걸맞게 늘려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 등 선진국들이 최근 동아시아 국가들의 외환보유액이 너무 많다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환율절상을 유도하기 위해 해당국의 환율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전략일 뿐”이라며 “논란 자체가 적절치 못하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11월말 현재 외환보유액 1,503억 달러 가운데 16%인 234억달러는 정부에서 운용하는 외국환평형기금이라고 밝혔다. 또 한은은 뉴욕과 런던사무소에 외환운용 데스크, 본점에는 야간데스크를 두고 24시간 자금운용상황을 점검하고 있으며 외환운용인력은 57명에 이른다.
<성화용기자 shy@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