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공군사령관 당 영입 통해 군부 통제 강화할 듯
북한 김정은 체제에서 급부상했던 공군사령관이 8일 노동당의 주요 보직을 맡은 것으로 확인됐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공군부대 시찰 소식을 전하면서 최근까지 항공 및 반항공군 사령관으로 불렸던 리병철을 ‘당 중앙위원회 책임일꾼’으로 호명했다.
중앙통신은 리병철의 정확한 직책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그가 오랜 기간 군부에 몸담아 왔고 오일정·한광상 당 부장 뒤에 호명된 점 등을 고려하면 그가 당 군사부에서 부부장을 맡았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항공군 대장인 리병철은 2008년 4월 당시 상장으로 공군사령관에 임명된 이후 최근까지 공군 최고 수장을 맡아오는 등 북한 군부에서 공군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리병철은 김 제1위원장이 집권 이후 공군 관련 행보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북한 매체에 자주 오르내리며 김정은 체제의 새로운 실세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김 제1위원장은 올해 비행사대회, 공군지휘관 전투비행기술경기대회 등 공군관련 행사를 창설하고 공군부대를 잇달아 시찰하며 공군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보였으며 리병철은 이때마다 김 제1위원장과 동행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 9월 개최된 최고인민회의 제13기 2차회의에서 육해공·전략군 사령관 중 유일하게 최고권력기구인 국방위원회의 위원으로 임명되면서 높아진 위상을 입증했다.
리병철이 공군사령관에서 물러났지만 새 공군사령관에 임명된 최영호가 그보다 두 계급 아래인 중장(별 2개)이라는 점에서 그가 국방위원 직은 그대로 유지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북한이 수년간 공군 수장을 맡아온 리병철을 당 간부로 임명한 것은 군부, 특히 김 제1위원장이 중시하는 공군에 대한 당의 장악력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김정은 체제 들어 김정일 시대의 군부 실세를 밀어내고 당 관료 출신인 최룡해와 황병서를 ‘군부 1인자’인 총정치국장에 앉히는 등 군부에 힘을 빼면서 당의 통제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김 제1위원장이 총정치국장이었던 최룡해를 당 비서로 옮기게 하고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복귀시켜 사실상 ‘권력 2인자’의 위상을 부여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군인 신분인 리병철이 군복이 아닌 인민복을 입고 김 제1위원장을 수행하는 사진이 노동신문에 실린 점도 북한의 이러한 당 중심 체제를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리병철이 김정은 시대에서 주목할만한 인물로 부상하고 있다”며 “당 책임일꾼으로 중용된 리병철은 앞으로 당에서 공군뿐만 아니라 군사 전반에 걸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